[하얀 창문, 하얀 방.]
[현실과 다른 이 하얀 공간에··· 한 소녀가 나를 등지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나의 가슴까지 아파왔다.]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도 그녀 곁으로 갈 수 없었다.]
「시간이 없어」
「시간이 없어」···
[끊임없이 이 말을 중얼거리며, 소녀는 끝내 뒤돌아 보지 않았다.]
[쿵쿵쿵――!!!]
으아악――!
엥, 또 꿈이구나···
그 여자아이는··· 누구지···
[쿵쿵쿵.
익숙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지, 지휘사) 아직 안 일어났어요?!
··· 부탁이야. 다음부터는 막무가내로 쳐들어 오지 좀 마···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 아침 먹을 시간이 없어요.
얼른 중앙청으로 가요. 앙투아네트가 급히 찾는단 말이에요. 분명히 어제 일 때문일 거예요. 앙투아네트가 좋은 방법을 떠올린 걸 거예요.
알았으니까, 잠시만, 기다려봐! 이불 뺏지 말고!!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안과 함께 중앙청으로 갔다.)]
[중앙청]
[중앙청의 사무실.]
[앙투아네트는 책상 앞에 앉아, 진지하게 화면을 보고 있었다.]
앗, 아주 딱 맞게 오셨네요.
이쪽으로 오세요. 보여드릴게 있어요.
[앙투아네트는 전투 영상을 화면에 띄웠다. 화면에는··· 내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히로가··· 강제로 사하무를 유해로 만들었다고요? 잠시만, 말도 안돼! 히로가 어떻게 이런 일을! 여태 유해화를 회복하는데 노력해오던 거 아니었어요?!
이건 어제의 전투기록을 복구한 영상이니까, 가짜일리가 없어요.
(히로가··· 나를 속인건가?)
비록 그자의 진정한 목적은 모르지만, 이번 일을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요.
기록을 바꿔서라도 감추려 했던 일이니, 또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 밖에 없는데···
어떡하면 좋죠···
솔직히 말해서, 나는 히로의 실험 때문에 유해가 되어 죽기 싫어요.
하지만 현재 그는 신기사들에게 아주 위험한 존재라는 건 사실입니다.
비록 중앙청은 히로가 창설했지만, 오랫동안 7인대의 신기사들이 관리를 해오고 있어요.
나는 이미 그들에게 회의를 소집하였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시간이 거의 된 거 같으니, 저와 함께 회의실로 가시죠.
[회의실에는 이미 몇 사람이 모여있었고, 앙투아네트까지 합하면, 중앙청의 "7인대"중 여섯 명, 즉 모두 모였다.]
으음~ 너무 오랜만이네, 과거의 7인대를 소집하다니, 앙투아네트가 도대체 뭘 하려고 그르낭~?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오로시아다. 별명은 「연인」. 전투보다 연애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중대한 일이라도 발표하나?
[어제 마주친 로나크는 팔짱을 낀 채 책상 앞에 서서, 엄청난 포스를 뿜어냈다.]
[왠지 모르게 나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왔다.]
어머, (지휘사).
자자, 어서 와, 이쪽으로 앉자~
조용히 해, 에뮤사. (지휘사)는 앙투아네트 옆에 앉게 해.
어머, 네가 지휘사니?
얘~ 괜찮다~ 맛도 좋을 거 같은데, 이 나랑 어디 놀라 갔다 오지 않으련?
오로시아,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니. (지휘사)는 너의 먹잇감이 아니라고.
에이~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그리고 내가 초대한 건 (지휘사)이지, 너 같은 애송이가 아니라궁~
어때 자기는?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나한테 와, 내가 팁도 섭섭지 않게 줄 테니까?
네··· 네···
·········
사람도 다 모인 거 같은데, 무슨 일인지 말하세요.
네, 우선 여러분 단말기로 보낸 관련 자료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능숙하게 단말기를 다루고 있었다. 사람마다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으나, 긴장감이 점차 주위를 가득 채웠다.]
다들 의문투성이인 거 같네요···
어쨌든 다들 예전에 히로와 사이가 좋았으니까요. 갑자기 이런 일을 알게 됐으니, 분명히 받아들이기 어렵겠죠.
솔직히 저도 좀 그래요.
하지만 지금은··· 믿을 수 밖에요.
[제일 먼저 파일 확인을 마친 사람은 안화다.]
알겠네.
그러니까 당신은 지금 (지휘사)가 히로의 자리를 대신하고, 히로 본인을 중앙청에 감금하려고 하는 거 맞지.
맞아요, 제가 이미 적당한 파편의 공간을 마련해 놓았어요.
생각만큼 쉬운 문제는 아니야.
히로는 중앙청의 창시자야, 그의 위상은 결코 이런 영상 하나에 추락하지 않아.
그건···
하하하하. 이거 바쁘신 와중에 방해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여러분.
!!!
많이 놀랐나 보군, 앙투아네트. 저 자식이 왜 왔나라고 얼굴에 쓰여있어.
확실히 놀란건 맞아요.
그래도 이번 기회에 분명히 해두는 것도 좋겠어요.
현재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진 않은 것 같아. 앙투아네트.
그게 무슨···
앙투아네트, 난 알아.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휘사 자체는 전투력도 없는데, 내가 마침 느닷없이 나타났으니.
7인대의 힘을 모아 나를 치려고 하겠지만――
애석하게도, 내가 이럴 때를 대비해놨지.
모든 사람: ?!
···!!!
[쨍하고 울려 퍼지는 소리 ―― 하얀 빛 속에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기사?
쳇··· 기습 실패라니.
하하하, 괜찮아, 그저 멋지게 깜짝 등장한 거니까.
어서 와. 7인대의 마지막 주인공, 「암흑의 자식」 달비라.
그런 거였어.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숨은 병기, 바로 당신의 히든카드였군요?
확실히 놀라긴 했지만, 나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같은데요!
아니, 아니―― 당연히 아니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빨리 왔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러 여기까지 왔는지도?

03. 분열
[히로가 자리하자, 상당수의 신기사가 그의 곁으로 이동했고 어느새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었다.]
앙투아네트, 이렇게 되면 우리 쪽이 완전히 우위에 서게 되겠군.
그리고 아주 오랬동안 전투를 하지 않은 거 같은데, 자네의 그 나약한 두 다리가 당신을 지탱해줄 수 있겠어?
이럴 수가···
당신들은 언제부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미 결정된 거라고 생각하는데.
"7인대"가 결정 됨과 동시에, 히로는 이미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본인 곁에 둘 사람을 준비했겠지.
역시 「신의 두뇌」답군. 정말 모든 걸 꿰뚫어보고 있어.
당신은 나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처음부터 나를 찾을 생각도 안 했겠지.
에뮤사에게도 시도했었지만――
공교롭게도 그녀 역시 너의 미끼에 아무 감흥이 없었어.
히히, 안화에게 들켰네.
근데 나는 수락하지 않았지~
··· 정말 비열하군요! 도대체 어쩌자는 거죠!?
나는 이제 자네와 더 이상은 못 해먹겠어, 「신기사」 어르신.
난 이미 흑문의 핵의 새로운 사용법을 찾았어. 정화하는 것보다 훨씬 남는 장사지.
[이때, 히로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세르, 내가 전에 말했다시피 신기사는 체내에 신기와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
신기사는 환력과 생명력의 균형이 이루어져야만 온전히 살아 갈 수 있어.
흑문의 핵이 완전히 제거된다면, 이계와 현실세계는 완전히 분리된다.
그렇게 되면 신기사는 환력을 얻지 못하게 되고 체내의 신기는 점차 고갈되는데, 과연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전원 유해화――절대적인 지옥.
몬스터가 사라지고, 흑문이 사라지고, 그다음은 신기사가 사라지겠지.
그래서 나는 이계와 현실세계를 융합시킬 것이다. 흑문의 핵을 이용해서――
신기사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야.
아마 그렇게 되면 세상에 엄청난 변화를 가지고 오겠지. 그리고 그것은 분명 옳은 일일 것이고.
[싱글벙글 웃고 있는 히로는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간 거 같았다.
나에게 사탕을 주던 이 상냥한 아저씨를 누가 현실과 이계를 융합시키려는 광인이라고 생각할까···]
그리고 흑문의 핵은~ 그게 다가 아니궁~
오로시아, 그렇게 자세하게 말해 줄 필요는 없어.
근데 말을 안 해주면 (지휘사)가 너무 불쌍하잖아~
우리는 죽게 될 거야. 흑문의 핵을 정화한다면.
매번 정화하고 나서, 머리가 어지러웠지? 그건 착각이 아니야. 바로 당신의 생명력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징조라구.
[뭐야···!!]
왜 신기사들이 항상 너에게 너그러울까? 항상 다정하고?
그건··· 신기사들이 알기 때문이야―― 넌결국 죽는다는걸.
네가 원하지 않더라도, 이 세상을 위해 넌 죽어야 돼.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사실이다.
흑문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곧 신기사가 멸망하는 날이고, 지휘사가 죽는 날이지.
그러니 (지휘사).
[히로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거짓으로 가득한 이 중앙청을 떠나지 않겠나.
전에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힘으로 영웅들의 세상을 만들어보지 않겠나.
(히로가 내민 손··· 잡아야 할까 아니면 거절해야 할까?!)
[히로의 주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그래도――]
거절하겠어.
그래···
이거 정말 아쉽게 됐군.
나는 자네가 나의 생각을 분명히 이해할 줄 알았는데.
[고개를 돌리자 앙투아네트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조용히 히로를 주시하고 있었다. 두 손은 평소처럼 공손히 모으고 있었으나, 꽉 쥐고 있었다.]
[힘을 너무 세게 쥐어서 그런지 뼈마디가 하얗게 변해있었다.]
나는 함부로 동료를 희생시키는 사람과 손을 잡지 않아.
흑문의 핵을 정화하는데 자네의 생명력을 소모하는 것을 한번도 말해준 적이 없는데도?
정말 뜻밖의 충성심이네.
그럼 마지막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봤나?
흑핵을 정화해서 다 같이 죽자는 건가?
만약 이 세계가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하하하하···
앙투아네트, 자넨 정말···의외로 인정머리가 없군 그래?
··· 그게 무슨···
목적을 위해서 다른 사람은 물론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희생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와 똑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닌가?
맨 처음 내가 자네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이지···
누가···
누가 당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는 거죠!
으음···
앙투아네트. 정말 나를 슬프게 하는구나!
나는 그동안 너라면 나와 함께 이 세상의 진리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었었는데!
··· 됐어, 괜찮아. 당신이 정말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럼 얼마든지 해봐!
[적 처치, 앙투아네트 생존]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야, 이게 얼마 만에 본 방주의 찬란한 빛인가.
그러나 거의 한계가 온 거 같네, 앙투아네트.
오늘 당신은 사용할 수 있는 환력의 범위를 훨씬 넘겼어. 계속 이대로 가다간 자네는 유해가 될 거야.
···아직도 모르겠나요. 히로.
과거의 나는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하반신을 잃었고, 나는 지금 여기서 상반신도 내놓을 수 있어요. 당신의 망상만 파괴할 수 있다면!
흐흠···흐하하하하!
그래도 여기까지만 하지. 더 끌다가는 나도 좀 곤란하겠어.
앙투아네트. 중앙청은 내가 너에게 남겨줄 마지막 선물이야. 이제 우리는 적이야.
난 도시에서 더 많은 핵을 빼앗을 거고 흑문으로 이 도시를 가득 채울 거야.
당신들――
[앙투아네트가 나를 세게 붙잡았다.]
가지 마세요, 승산도 없으니.
오늘은···
그들을 막기 어려울 거 같네요···
어라, 왜 그래요··· 정신 차려요!
[쓰러진 앙투아네트의 손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새하얀 피부를 통해 혈관이 은은한 자주색으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를 병실로 데려가고, 중앙청 사람들에게 경비 태세에 들어가라 해.
··· 이제부터, 시국이···변하겠어.
앙투아네트···
[그렇게 그들이 앙투아네트를 중앙청 지하의 치료실로 데려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상황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낫다. 잘 쉬기만 한다면, 유해화가 아주 천천히 진행될 거야.
앙투아네트가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유해화는 거스를 수 없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기정사실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유해화를 늦추는 것뿐.
우리도 대응책을 찾고 있으니,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
그야 당연하지. 그게 기적이라 하더라도 내가 꼭 찾아내겠어!
[중앙청을 나설 때 본 앙투아네트의 모습은 예전과 같았다.]
[···내가 당신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게요, 반드시!]
[··· 만약 히로를 따라간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당신 지금 아주 비열한 선택을 했어요!
설마 신기사들이 일말의 존엄성도 없이··· 괴물의 신분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건가요?!
[고개를 돌리자 앙투아네트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조용히 히로를 주시하고 있었다. 두 손은 평소처럼 공손히 모으고 있었으나, 꽉 쥐고 있었다.]
[힘을 너무 세게 쥐어서 그런지 뼈마디가 하얗게 변해있었다.]
[앙투아네트의 생각을··· 내가 정말 이해했을까? 내가 지금 떠난다면, 나를 따를 신기사들이 몇이나 될까. 어쩌면 중앙청을 나서는 것조차 불가능할지도.]
[만약 나를 따르는 신기사들이 없이 나 홀로 히로 편에 선다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
[☆앙투아네트에게 반박하지 못하면, 히로를 따라갈 수 없다.]
······!
그럼 어떻게 할지 생각은 해본 건가? 모든 핵을 정화시키고, 모든 흑문을 파괴해 버려서 결국에는 신기사들을 지탱해줄 환력이 없어 모두 유해화되게 할 셈인가?
그때가 되면 자멸한다 해도 괜찮아요···
앙투아네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히로··· 내 몸 상태 때문에 당신이 잊었나 본데, 난 여전히 힘있는 신기사예요.
힘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펼치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 내가 그것을 사용할 때가 됐네요!
으음···
앙투아네트. 정말 나를 슬프게 하는구나!
나는 그동안 너라면 나와 함께 이 세상의 진리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었었는데!
··· 됐어, 괜찮아. 당신이 정말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럼 얼마든지 해봐!
[적 처치, 앙투아네트 생존]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야, 이게 얼마 만에 본 방주의 찬란한 빛인가.
그러나 거의 한계가 온 거 같네, 앙투아네트.
오늘 당신은 사용할 수 있는 환력의 범위를 훨씬 넘겼어. 계속 이대로 가다간 자네는 유해가 될 거야.
···아직도 모르겠나요. 히로.
과거의 나는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하반신을 잃었고, 나는 지금 여기서 상반신도 내놓을 수 있어요. 당신의 망상만 파괴할 수 있다면!
흐흠···흐하하하하!
그래도 여기까지만 하지. 더 끌다가는 나도 좀 곤란하겠어.
앙투아네트. 중앙청은 내가 너에게 남겨줄 마지막 선물이야. 이제 우리는 적이야.
난 도시에서 더 많은 핵을 빼앗을 거고 흑문으로 이 도시를 가득 채울 거야.
당신들――
[앙투아네트가 나를 세게 붙잡았다.]
가지 마세요, 승산도 없으니.
오늘은···
그들을 막기 어려울 거 같네요···
어라, 왜 그래요··· 정신 차려요!
[쓰러진 앙투아네트의 손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새하얀 피부를 통해 혈관이 은은한 자주색으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를 병실로 데려가고, 중앙청 사람들에게 경비 태세에 들어가라 해.
··· 이제부터, 시국이···변하겠어.
앙투아네트···
[그렇게 그들이 앙투아네트를 중앙청 지하의 치료실로 데려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상황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낫다. 잘 쉬기만 한다면, 유해화가 아주 천천히 진행될 거야.
앙투아네트가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유해화는 거스를 수 없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기정사실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유해화를 늦추는 것뿐.
우리도 대응책을 찾고 있으니,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
그야 당연하지. 그게 기적이라 하더라도 내가 꼭 찾아내겠어!
[중앙청을 나설 때 본 앙투아네트의 모습은 예전과 같았다.]
[···내가 당신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게요, 반드시!]
[오랜 고민 끝에,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어째서··· 어째서 왜···
당연히 나의 말에 더 신빙성이 있기 때문이지. 여태 나를 속여 온 사람들을 믿을지, 아니면 미래에 희망을 가져다줄 사람을 믿을지, 결과가 너무 뻔한 거 아닌가?
잠시만요――
아직도 나를 설득하려 드는 건가, 앙투아네트. 꼭 이별하는 연인 사이 같잖아. 죽어라 매달려봤자 정만 떨어질 뿐이지.
그래요···
당신을 설득하려 들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난 최선을 다해 당신을 쓰러트리겠어요!
[스토리 전투: 앙투아네트 처치]
[칭――]
과연 앙투아네트구나. 근데 자네가 아무리 강해봤자, 그것도 과거의 이야기지 않나.
마지막은 자네가 처리하도록 해, (지휘사).
난 처리하지 않을 거야
이런 이런··· (지휘사)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자네 말을 따르도록 하지.
처리하는 척만 하자···
[타앙――
총소리가 들리더니 무언가가 나의 볼을 스쳐 지나갔다.]
[고개를 돌려보니, 모퉁이 구석진 곳에서 부상당한 안화가 한 손에는 총을 든 채 이쪽을 조준하고 있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다 같이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허허··· 하하하하, 역시 안화야!
(지휘사), 우리는 이제 가보지.
[우리가 보는 앞에서 달비라의 악마는 앙투아네트의 몸에서 네모난 상자를 꺼냈다.]
흑핵 회수 완료.
[악마의 촉수가 상자를 히로의 손에 건넸다.]
음··· ···헤어지기로 한 이상, 더 이상 질척거릴 필요는 없겠지.
달비라, 나가는 길은 준비됐나?
이미 준비됐습니다. 이쪽으로.
잠시만··· (지휘사)――!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비라의 인솔하에 우리는 중앙청을 떠났다.]
어··· 찾았다.
안? 너는 왜 여기 있어.
저기···
물어보고 싶어서요··· 당신과 계속 함께해도 되는지를.
···응? 나를 따르기로 했다고?
맞아요!
앙투아네트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전 이미 결심했어요. (지휘사) 님이 가는 곳에, 저도 함께 갈래요.
아··· 그래··· 응···
서, 설마 나를 거절할 건가요?
아, 아니야. 너무 기뻐서 그래.
좀 전까지만 해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거든. 그래서 고마워··· 나를 믿어줘서.
아···!!
다, 당신 때문이 아니라고요! 그래! 나, 나는 히로 님의 이념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따라온 거라고요!
어――? 아까랑 말이 다른 거 같은데.
돼, 됐어요! 단지 이건 하나의 길일뿐이라고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많아요. 과정 또한 다양하겠죠. 옳은 결과만 나온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 안, 정말 고마워.
아―― 말했잖아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고요!
그리고 지금 당신은 사용할 수 있는 신기사도 얼마 없잖아요. 내가··· 어쨌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죠.
응··· 맞아. 어쨌든 나는 지금 "배신자"니까.
아무튼··· 우선 도시로 나가보자. 핵을 열심히 회수하고,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보자. 사람들이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선물을 이용해서 내 성의를 표현해보자.
보아하니 이제 명확한 목표가 생겼네요. 함께 화이팅 해요!
[연구소]
새로운 거점은 이미 정비 완료했고. 기본 시설 또한 마련해놨다.
흠,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심야식당은 중앙청과 너무 가까우니, 안전을 위해 평상시에는 그쪽으로 가지 마. 어차피 조만간 영원히 피곤하지 않을 존재가 될테니 상관없겠지.
다른 시설들은 중앙청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나쁘지 않을 거야. 만약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게 말해.
아, 잘 해보자.
[중앙청을 벗어나, 거점을 해저 연구소로 이동했다.]
[중앙청, 고등학교는 중앙청 진영으로 일시적 접근 불가. 동방거리, 시가지는 히로 진영으로 접근 및 건설 가능.]
[항구 도시, 구 시가지, 항구는 미개방 구역으로 토벌 후 접근 가능.]
포럼 쪽지: 달비라
그럼 네 능력을 발휘해봐.
나는 네가 우리들을 아직 못 믿는다는 걸 알고 있어.
뭐 상관없지. 이틀 동안 로나크 등과 함께 몇몇 구역을 토벌하여 흑핵을 찾을 거야.
너는 그 과정 속에서 히로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럼 너는?
난 각지에 있는 흑핵을 상황을 조사할 거다. 먼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 봐.
아, 그렇지. 한동안 중앙청 녀석들이 분명 계속해서 우릴 저지하려 할 거야. 그들을 동정하지 말고, 처리해버려.
수첩: 제5일
중앙청의 고위층에 큰 갈등이 생겨나는 바람에, 히로는 중앙청에서 분열되어 나왔다. 앙투아네트는 그를 저지하다가 다치고 말았다.
난 결정을 내렸다, 날 따르고자 하는 신기사들 그리고 히로와 함께 중앙청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