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2: 꼭두각시 엔딩
[또 다시··· 그 하얀 세계다.]
여전히 멍해 보이네.
아직 자신만의 의미를 찾지 못한 건가?
···! 으앗!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나는 어제 앙투아네트의 병상에서 기대 잠든 것이었다.]
[앙투아네트는 어제와 다를게 없었지만 얼굴의 유해화가 더욱 심해졌다.]
[쿵쾅――]
···! 무슨 일이지.
[의문이 생기려는 순간, 또다시 진동이 전해졌다.]
(지휘사), 그곳은 괜찮겠지.
와악! 무슨 일이지?
누군가 침입을 했어. 그들의 목표는 너와 유해겠지.
···나?·········유해?
오늘 온 걸 보니 앙투아네트의 유해화 진행 과정을 대략 계산한 거 같아, 유해가 된 틈을 타 안팎으로 공격해서 한 번에 중앙청을 휩쓸려는 거겠지.
[······아.]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신기사가 유해화된다면 내가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앙투아네트 곁에서 유해화 진행을 지켜보도록 해. 그녀가 유해가 되기 전에 네가 결정을 내려야 돼.
[안화와의 통화가 끝났다.]
[병실은 극도로 조용해졌고, 의료기기의 소릴만 들렸다.]
[멀리 중앙청 밖에서 진동과 굉음이 들려왔다. 유해화 진행이 이미 임계치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무언가를 느낀듯 앙투아네트가 깨어났다.]
[그녀의 눈은 이미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지휘사)···
[그녀는 내 이름을 작게 부르며, 결정들로 가득한 손으로 살그머니 내 옷자락을 당겼다.]
[아··· 그녀는, 기다리고 있다. 나의 선택을]
(예전에 앙투아네트는 유해가 되기 전에 목숨을 끊겠다고 했었는데···
그렇다면 내가··· 벗어날 수 있게 도와야 할까. 아니면···)
앙투아네트를 해치기 싫다 <
앙투아네트가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
미안해요··· 난 못하겠어요.
동료를 보내는 거······ 난 못해요······
[그러나 앙투아네트는 살며시 나의 손을 당겼다.]
[고개를 숙인 채 평상시와 같이 온화하게 웃고 있는 얼굴이었다. 모든 걸 용서한 듯한, 모든 걸 포용한 채 웃는 얼굴이었다.]
(지휘사) 당신은 반드시···
이 모든 걸 바꿔야 해요···
[내가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앙투아네트는 이미 호흡이 끊겼다.]
[그녀의 심장이 옆 테이블에 나타났다. 하얗고 깨끗한 접시에 담긴 채 플루오라이트와 같은 빛깔을 내고 있었다.]
······ 뭐지.
[내가 ――"난 못하겠어요"라고 했기 때문일까. 앙투아네트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버렸다.]
[그 소원 같은 한마디의 유언만 남긴 채.]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당신의 생각, 당신의 과거, 당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만약 내가 중앙청에 더 자주 가서 당신을 봤었다면, 만약 히로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았다면, 만약 당신에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했다면···]
[이 모든 건 어쩌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분명히 내가 미안해야 하는데··· 왜 마지막까지 그렇게 다정하게 대해준 거예요···
이렇게 되면 내가 당신의 소원을 이뤄줄 수밖에 없잖아요···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군요···
[앙투아네트 그녀는 이 세상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바랐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길 바라는 건, 그녀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그녀의 소원을 이루어주길 바라고 있다.]
당신이 그랬었죠, 만약 자신의 존재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면 당신은 자멸을 택할 거라고.
그럼 지금··· 모든 사람이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는데, 난 왜 살아가야 하나요?
[결국 답을 얻지 못했다. 아니면 앙투아네트가 이미 답을 줬을 수도 있다――]
[진동은 점점 더 격렬해졌고 나는 방을 나섰다.]
[중앙청 입구까지 달려갔다. 익숙한 두 명의 모습이 보였다.]
[달비라와――]
[안.]
안? 안이 돌아온 거야? 안···!
[그 순간 모든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나는 허둥거리며 안 앞으로 달려가, 그녀를 데리고 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모르는 사람처럼.]
··· 이미 손을 쓸 수 없게 된 건가?
왜 그래, 안?
아아···(지휘사) 님의 눈에는 망설임밖에 남지 않았네요.
이미 내가 알던 (지휘사) 님이 아니군요.
그럼 당신도···
필요 없게 됐네요.
·········어, 왜···
[뭔가가 나의 배를 관통한 거 같았다.]
[뜨거웠지만 고통은 크지 않았다.]
[내가 본 마지막 장면은.]
[안이 멍한 눈빛으로 나의 몸에서 검을 뽑아내서,]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있었다.]
[눈앞이 흐릿해지면서···]
[곧바로···]
[보이지 않았···]
[다···]
[낯선 하얀 병실···]
(지휘사) 괜찮아요?
좀 어때요, 아직도 어지럽나요?
너는···
드디어 깨어났군요, 정말 잘 됐어요.
당신은 안이 아니야··· 당신은··· 누구야···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기억이 혼란 스러운 가요.
나는 ____
아.
[··· 들리지 않는다.]
당신은 ___. 내가 왜 ____ 그래서 ___. 우리 ____에서 _____ 없어졌어요.
[안(?)의 모습이 순간 다른 모습으로 대체되었다.]
방해하지 마!
[갑자기 소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매일 꿈속에 나타나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죽고 싶은가? 그렇게 편하게 내버려둘 줄 알아?
죽는 것도 용납하지 않겠어. 돌아가! 그곳으로 돌아가!
끄아――!
드디어 깨어났구나.
나··· 안 죽었어?
간발의 차였지.
사실 죽은 거나 다름없는데, 우리가 아주 노력을 기울여서 구해낸 거야.
그로 인해 달비라가 중앙청의 흑핵을 훔쳐 갔고···
왜 달려간 거야?
안화, 동방 지역에 지원이 필요해요. 고등학교와 항구에도 경계치가 곧 한계에 도달할 거구요. 지금은 어떻게든 제압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은 지휘사의 환력 지원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싸우는데 문제가 되지 않아···
내가 금방 가겠어.
잠시만···
무슨 일이야?
너희들, 이제 그만 싸웠으면 좋겠어.
······?
지휘사의 명령을 우선으로 따르는 게 맞지?
전투에 나가지 마. 이거 내 명령이야. 어떻게 싸우든 간에 결국은 죽음일 뿐이니, 전투에 나가지 마. 유해가 되어도 좋으니 일단 어떻게서든 살아남아!
······ 해당 명령은 접수 되었다.
하지만 이행을 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고려를 해 볼 필요가 있을 거 같군.
앙투아네트의 죽음은 우리도 슬프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피 전략을 취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
(지휘사)는 이곳에서 계속 쉬도록 해,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안화는 이야기가 끝나자 급하게 떠났다.]
······
아아, 도대체 어떡하면 좋을까.
[중앙청의 흑핵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