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7일의 도시/스토리 스크립트 형식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1: 신의 체스판

세르베스 2018. 8. 20. 17:54

[이날 나는 잠을 설쳤다. 히로가 중앙청에 간다고 생각하자 진정할 수 없었다.]

[앙투아네트는 죽거나 유해가 될 것이다.]

[내가 중앙청을 떠나 히로와 함께 한 것은 분명히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였는데··· 앙투아네트가 죽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건가. 바꿀 수 없는 건가···]

[째깍. 시침이 자정을 가리켰다. 어제 누르가 한말이 생각났다.]

[어쩌면 앙투아네트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볼 수 있을지도··· 누르가 앙투아네트를 한번 구해준 적이 있으니까.]

[지하는 여전히 조용해서 무서웠지만 누르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

[어제와 같은 유해의 몸체, 하지만 미묘하게··· 어딘가 달랐다.]

 누구냐!

 ······!

 신기사도 아니고, 몬스터도 아니고, 그럼 지휘사?

 어쩐지 누가 온 것 같더라니.

 넌 여기 뭐 하러 온 거야?

[목소리는 분명 비슷하지만 누르와는 다른 위험한 기척이 느껴진다···]

[몸이 갑자기 무거워진다, 이건··· 위압감인가···?]

 어서 말해.

[몸이 다시 무거워졌다. 누가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게 확실하다. 하지만 그녀를 화나게 해서는 안될 거 같다.]

 내 이름은 (지휘사). 지휘사인데···

 그리고?

 ···난 히로를 쫓던 중이었는데 이곳으로 와버렸어. 그리고 죽어야 할 유해를 발견했지.

 후후··· 눈치챘구나. 진정한 유해는 단순하게 의식을 잃은 게 아니라 새로운 의식이 몸을 지배하는 거라구.

 너는···누르가 아니군···

[누르가 말했던, 몸을 지배하고 있는 "그녀"였다.]

 아주 정확해――

 누르가 유해가 되는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죽었어.

 히로가 갖은 방법을 써서 누르를 나의 몸에서 분리하려고 했지만, 아직도 성공하지 못했거든~

 그럼 나에게 이야기를 좀 해줘봐, 히로는 밖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데?

 그는 매번 내가 잘 때만 골라서 오니까, 나는 그와 이야기도 할 수 없고, 정~말 외로운 걸?

 으윽···!

[몸의 압력이 갑자기 커졌다.]

 히로는···

[겨우 말을 이어가며 요 며칠 히로가 한 일들을 알려줬다.]

[유해는 들으면서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때때로 예전 일들을 캐묻기도 했다.]

 날이 밝으면 히로는 중앙청으로 갈 거야. 왜냐하면 앙투아네트가 곧 유해화되기 일보 직전이라···

 딱 히로 스타일이네. 아주 좋아.

 앙투아네트가 죽는다라. 흐흐, 아마 그녀는 유해가 되는 게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울 거야!

 너도 참 재밌네···

 이봐.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네가 히로를 죽여버리는 거야.

 ?!

 내가 여기 있는 것도 다 히로 때문인데, 네가 가서 히로를 죽이면 나는 나갈 수 있는 거잖아?! 어때?!

[이, 이 몬스터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제발···

[갑자기 결정에서 소녀의 얼굴이 나타났다.]

[누르다!]

 이봐. 지금은 내가 깨어있는 시간이니까, 얼른 꺼져.

 제발 히로를 도와줘. 네트를 도와줘. 그리고 누르의 반쪽 결정도 가져가···

[몸이 갑자기 가벼워졌다.]

 너 이 자식――!

 이 결정은 아무리 깊은 상처라도 모두 치유할 수 있어. 네트도 구할 수 있어.

 유해는 이대로 죽지 않을 거야. 제발. 부탁이야···

 웃기지 마, 이미 반쪽을 썼으면서. 설마 남은 것까지···

[위압감이 완전히 사라지고 몸이 가벼워졌다.]

[댕그랑 소리와 함께 보라색 빛이 나는 결정이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강풍이 불어와 나와 결정을 암흑 속으로 밀어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의 돌기둥에 부딪혔고 결정도 내 손으로 굴러왔다.]

[가까운 곳에서 결정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유해가 분노하고 있었다.]

 너, 너 이 자식――평상시에는 얌전한 척 한 거지?!

 부탁할게. 히로를 도와줘. 네트를 도와줘···

너도 나와 함께 달아나자 <
나는 반드시 너를 구하러 돌아올게

 소용없어. 어서 가. 어서!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켜 결정체들을 주워 빠르게 출구로 달려갔다.

 개···자식··· 돌아···와···!

[지하를 떠나는 도중 히로와 맞닥뜨렸다!]

[그는 어리둥절하며 나를 쳐다봤다. 그러더니 정말 사나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네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야?

 내놔!

 ······!!!

즉시 도주 <
신기사들에게 통지한다

[어디서 나오는 용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히로를 힘껏 박아 밀어내고 복도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절대로···절대로 여기서 멈춰선 안돼!]

[계속 달리면서 전술 단말기를 꺼냈다. 그리고 모든 신기사들에게 경보를 보냈다.]

[모두 이 메시지를 보면 달려올 것이다.
오겠지.]

[제발, 반드시 와야 해!]

정말 의미없는 발악이군.

 잡기만 하면 되는 거지.

[길의 끝에서 두 명의 유해화된 신기사가 나타났다. 그리고 내 뒤에서 히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여도 상관없어.

 빌어먹을···

[방법이 없는 건가?
이대로 끝인 건가? 정말 이곳에서 죽는 건가?!]

???: 정말이지. 아직도 이렇게 무모하다니.

[갑자기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를 들어 올리려는 순간 천장이 펑하고 폭파되었다. 연기 중에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

 안화!?

 네 동료들을 데리고 왔다.

 어째서 나를···

 감사의 말은 나중에. 조심해. 적이 온다!

[스토리 전투: 4대 천왕 처치]

[펑하는 소리가 들리자 로나크의 거대한 방패가 날아갔다.]

[히로의 모든 유해는 이미 우리에게 격파당했다.]

 하하···하하하하···

 결국은···이런 결말이라니···나의 유해여, 결국···졌구나···

[히로를 향해 한걸음씩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앞에 멈췄다.
형세가 역전되었다.]

 누르는 이계와 현실세계를 통하게 하는 것은 융합이 아니라 두 세계가 모두 멸망하는 길이라고 했어. 당신은 알고 있었지?

 지금 와서···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흑핵은···이미 네 손에 있다. 보아 하니···내 소원은···이제 물거품이군.

 하하···

[바로 이때, 돌발 상황이 생겼다. 빨간색 리본이 나타나 히로의 몸을 감았다.]

 찾~았~네~요~

 안돼!!!

[오로시아의 리본은 히로를 데리고 복도의 끝에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곧이어 복도 끝에서 큰 물소리가 들려왔다――]

 잠수함실에 우리가 가져온 소형 보트가 있어. 서둘러!

[안화는 내 손을 붙잡고 잠수함실로 달려갔다.]


[드디어 우리는 잠수함을 타고 해저 연구소를 벗어났다.]

[며칠 만에 다시 중앙청에 왔지만, 이곳은 이미 아무도 없었다···]

 어째서 안화가 온 거야? 난 그때 분명 히로를 선택했는데 어째서···너희는 어째서 아직도···

 설마 네가 히로를 따라간 후 중앙청에서는 손가락만 빨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우린 계속 너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어.

 구 시가지에서는 아주 양심적으로 그 남자를 막았더군. 그래서 아직은 너와 접촉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

 아, 맞다. 비록 히로는 놓쳤지만 이건 나한테 있어···

[나는 누르가 나에게 준 결정을 꺼냈다.]

 이건 누르의 환력결정이야. 지금 앙투아네트에게 가져다준다면 어쩌면···

[안화는 내 손에 쥐어진 결정을 슬쩍 보더니 전술 단말기를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 아마도···]

[잠시 후, 큰 마스크를 쓴 남자가 들어왔다.]

 레이첼. 결정은 너에게 맡기지.

 헤헤헤헷히힛!! 아무 문제 없어, 내가 태어나서 요롷게 잼나는 물건은 처음이군!

 음, 여러분, 일합세다.

 아 맞다, 안화. 내 손에 있는 연구 리소스가 부족해서, 조금 늦을 수 있엉~ 

 부탁하지. 우리도 전력으로 지원할게.

 그리고, (지휘사). 나는 네가 최대한 빨리 히로를 찾아냈으면 해. 그는 지금 너무 위험해. 아무도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지 못해.

 그리고 한가지 더. 절대로 단 한 개의 흑핵도. 히로의 손에 넘어가게 두지 마.

 알겠어···반드시 그를 찾아내겠어!

포럼 쪽지: 안화·업무

 중앙청의 정보 시스템은 지금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
정보치를 좀 더 올려 50이상이 되면, 어쩌면 히로의 행방을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몰라.

 정보센터가 목표의 움직임을 포착했지만, 이상한 점이 잇어. 일단 중앙청으로 와, 네게 줄게 있어.

 곧 도착


수첩: 제1일

누르를 다시 만났을 대, 그녀는 어제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게 환력결정을 주며 앙투아네트에게 가보라고 했다. 연구소에서 도망쳐 나오는 과정에서 히로와 마주쳤는데 안화가 나타나 나를 도와줘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히로를 놓치고 말았다. 최대한 빨리 그를 찾아내야 한다!

중앙청

메인: 히로의 정보

 왔군. 이걸 봐.

[안화는 정보센터의 대형 스크린을 켰다. 최근 도시에 관한 모든 정보들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이것들은 모두 히로와 관련된 가짜 정보들이다.

 가짜···?

 히로는 우리가 이 시스템을 이용해 그의 행적을 쫓을 거라 예상하고 수많은 가짜 정보들을 만들어서 위장하고 있어.

 가짜 정보들을 전부 걸러내니, 진짜 정보는 오직 시가지만 남더군. 신기사들과 함께 가봐. 몸조심하고.

 알겠어. 바로 출발할게!

시가지

메인: 비밀 입구

 너무 느려!

 아, 미안···

 히로의 행방은 여기서 사라졌어.

 하, 하지만 여긴 그냥 폐허잖아?

 그렇다면, 히로는 무슨 일을 저질렀고 폐허들만 남았단 소리겠네. 일단 크레인을 찾아 와서 그것들을 치워보자고.

[크레인이 완성되었다. 다시 시가지로 가보자.]

메인: 물가의 잔해로 이동

[크레인을 찾아서 시가지의 폐허를 정리하자 하수도 입구가 보였다.]

 음··· 도시계획에는 이런 입구가 없었는데, 히로가 만든 것이겠군.

 이 흔적을 봐. 해변가까지 이어지는군. 즉, 연구소의 방향이지.

 히로는 이곳에 미리 준비해둔 잠수함을 타고 연구소로 향한 모양이야.

 그는 그곳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

 아마 그곳에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무언가가 있을 거야. 꾸물댈 시간이 없어. 어서 연구소로 가자!

연구소

메인: 드디어 히로를 찾아내다

 ···찾았다! 역시 히로 넌 이곳으로 돌아왔군!

 너 이녀석···정말 귀찮게 하는군! 내가 너를 죽이지 못할 거라 생각지 마라.

[스토리 전투: 4대 천왕 처치]

[최후, 마지막이다.]

 하하···하하하하하···

[그가 손목을 움직이자 어느새 그의 손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낯설고도 익숙한 장치가 생겨 나를 겨누었다.]

 나는 항상 이 총에 한 발의 총알만 장전해왔지. 원래는 더 중요할 때 사용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자네한테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한 번 해보겠나···총알이 빠를지, 아니면 자네의 신기사가 더 빠를지···?

[식은땀이 나왔다. 방금 전투 중에서도 이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하하하하···두려운가? 확실히, 맞으면 죽음만이 있을 뿐이네.

 도대체 왜 신기사로 자신의 앞ㅇ르 막게 하지 않는 거지. 막아선다면 더 이상 걱정할 게 없을 텐데.

 난 너와 달라···

 (지휘사), 자넨 누르에게서 세상이 합쳐지면 곧 멸망하게 되는 일에 대해 알게 됐겠지, 그렇다면 자넨 세상이 합쳐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아는가?

 내가 알려주지. 합쳐지지 않더라도 이 세계는 멸망의 길로 가게 될 걸세.

 예전에 자네가 내게 묻지 않았나, 카운트다운이 보이지 않냐고? 사실, 난 당연히 보이지. 카운트다운이 0이 되면 이 세계가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있지.

 이 세계의 원인과 결과는 이미 무너졌어. 이 세상에 남는다고 한들 결말은 영원히 바뀌지 않아.

[그런데 이때――]

 비켜.

[슉――!
총알은 히로의 권총에 맞았고 권총은 바닥에 떨어졌다.]

 어서 뺏어!

[재빨리 앞으로 슬라이딩하자 오른손에는 차가운 금속이 닿았다. 있는 힘껏 잡으려고 했지만 손톱은 단단한 바닥을 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손에 넣었다. 고통을 참으며 총을 손에 쥔 채 일어나···]

[아무 망설임 없이 히로를 겨누었다.]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이 점점 오므려진다. 그런데 이때···]

[히로 특유의 신뢰감과 편안함이 눈에 아른거렸다. 그리고 그 결정에 뒤덮인 소녀가 연약한 목소리로 나에게 애원을 했던 그 한마디···]

["제발 히로를 도와주세요."]

사격
히로를 놔준다. <

 하하, 날 죽이지 않으려는 건가, 자넨 여전히 마음이 약해.

 자네가 후회하지 않길 바라네.

[히로는 심한 출혈 때문에 어지러운 듯 무기력하게 고개를 떨구었다.]

 상처부터 치료하지.

 안화···

 잠수함실에 우리가 가져온 소형 보트가 있어. 히로를 데리고 가자.

 괜찮아. 그냥 살짝 스친 것뿐이야. 아까 나를 계속 지켜준 거 정말 고마워.

 흥.


[우리는 빠르게 중앙청으로 왔다. 며칠 만에 한산해진 중앙청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히로를 지하의 구금실로 데려 가도록.

 음···이것들도 있었지···

[안화는 사람을 시켜 히로의 연구소에 있던 기계들을 레이첼이 있는 곳으로 옮기게 했다. 앙투아네트의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음이 불안한 모습이군. 좀 돌아보다가 쉬도록 해. 넌 이미 최선을 다했어.

[앞으로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

히로를 찾으러 간다
먼저 안화와 이야기를 해보자 <

 ···한가한가? 나를 좀 도와줬으면 하는데.

 히로에게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물어봐 줬으면 해.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 너는 그래도 그와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는 모양이던데, 나대신 물어봐 줘.

 좋아. 내가 가볼게···

[히로가 수감된 방은 중앙청 회의실의 아래층에 있다. 매우 은폐된 장소이다.]

 하하, (지휘사). 자넨 지금 패배자의 모습을 감상하러 왔나?

 그것도 좋지. 우리는 확실히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거야.

[히로의 손목과 발목에 수갑과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그는 채워진 수갑과 족쇄 때문에 방 안에서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는 있으나 여길 벗어날 수는 없다.]

[그는 방 중앙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책상이 있었다. 책상 위에는 마치 답답함을 달래주기 위해 제공된 것처럼 보이는 체스판이 놓여 있었다.]

 자넨 이 감금실이 무슨 용도인지 아는가?

 여기는 지휘사의 생명력을 추출하는 곳이지. 지휘사의 생명력은 여기서 신속하게 대량으로 증폭되어 신기사에게 전해지지.

 그럼, 자넨 중앙청이 왜 이런 방을 준비했는지 아는가?

 지휘사를 "배터리"로 사용하기 위함이지.

 만약 지휘사가 말을 안 듣는다면 이런 조치를 취하는 거군. 지금은 내가 이 안에 있지만, 다음으로 갇히는 것은 자네가 될 수도 있어.

 놀라운가? 보아 하니 놀란 것 같지는 않은데.

너의 최종 목적에 관하여
지하의 유해 누르에 관하여 <

 아, 그 녀석은 사기꾼이야. 녀석이 누르의 신체를 빼앗았고, 난 계속해서 그것을 없애려고 시도하고 있지.

 하지만, 연구하면 할수록 흥미롭게 느껴지는 녀석이지!

 자주적 의지가 있는 유해야. 심지어 숙주의 의지를 삼켜버릴 수 있지.

 누르는 좋은 조수야. 그녀는 아주 똑똑하지만 그 뿐이지.

 비록 누르의 의식이 일부 먹혀버린 건 아쉽지만, 더 유용한 물건을 얻게 되었어. 아주 만족스러워.

내가 정말 제대로 쥐어 패주겠어 <
그를 무시한다

[펑――]

 흐음··· 정말 스스럼없군. 나도 젊었을 때는 자네처럼 열정이 넘쳤지.

 승자는 항상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우위를 점하게 되지. 이번에는 네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지만 다음번엔 다를 걸세.

 다음번?

 세계는 하나의 고리 형태로 돼 있어. 마지막에 다다르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지. 그리고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네.

 나의 추측은 틀릴 수가 없어.

 마지막 그 후의 모습이 어떤지 한 번 보고 싶지 않은가?

 나를 풀어주고 나와 함께 이 세상 최후의 날로 가서 이 세상의 멸망을 바라보자고!

 ······!

 이제 그만 포기하지 그래.

 오호···나쁜 일을 하는 자가 왔군.

[안화는 히로를 무시했다.]

 레이첼이 앙투아네트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는군. 올라가지.

[안화는 말이 끝나자마자 나를 끌고 구금실을 떠났다.]

[떠나면서 고개를 다시 돌려보았다. 히로는 여유롭게 그 자리에서 미소를 내비치고 있었다.]


[땅에 도착하자마자 레이첼이 맞이해주었다.]

 하잇하잇, 난 요로코롬 재미난 물건은 처음이야, 나 이번 생은 정말 꿀인 듯.

 앙투아네트의 상황이 안정됐대, 최고의 결과는 내일 깨어나는 거 겠구먼, 어떡하지!! 흥분돼 미치게또!

 정말 다행이야···

 음. 정말 다행이군.

 보아하니 중앙청의 상황은 안정된 모양이군. 그다음은, (지휘사)···

 히로는 너무 신경 쓸 필요 없다.

 ···고리 형태의 세계와 종말. 그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온 세상을 매장해버리려 하다니, 참 대단도 하시군.

 증명한들 무슨 소용이지. 어차피 고리 형태의 뫼비우스라면 성공하든 못하든 전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터인데.

 나는 과학자를 존경하지만 정신병자와 같이 놀아줄 생각은 없어.

 너는 이념 때문에 히로를 믿고 따랐지만 마지막엔 그와 같은 길을 선택하지 않았지. 고마워. 신기사들을 히로의 유해화 실험에 참여하지 않게 해줘서.

 우리가 오로시아 등을 데려온 후, 레이첼이 "신식 유해"의 정체를 알아냈어.

 헤헤헤헤. 히로가 말한 "신식 유해"는 사실 유해화의 가상을 만들어 내는 거야.

 쉽게 말해서 신체를 정신보다 먼저 유해화 시키는 거지., 그러니까 신체를 엄청엄청나게 강화시키는거야, 정신은 말짱하게 말야.

 근데 신기사가 유해화가 끝나면 결국 그 정신도 놔버려. 완전 정신잃은 몬스터가 되버려.

 난 너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 동료들을 이러한 위험에 빠지게 하는 것을 막아준 것에 대해.

 유해화된 누르의 소재지도 파악해서 이미 사람을 보내놨어.

 하지만 흑핵, 유해 그리고 히로가 설치해둔 방어 장치 때문에 아직은 경거망동해선 안돼.

 레이첼이 연구소를 완전히 접수한 뒤에야 어느 정도 정리가 되겠군.

 이후의 유해 처리는 더욱 신중히 진행할 거야. 더욱 인내심을 갖고. 긜고 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지.

 빠른 시일 내에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오늘 수고 많았어. 일찍 돌아가서 쉬도록 해. 아, 네 숙소는 여전히 그곳에 있어.

[중앙청을 떠날 때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역시 짙푸르다.]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 분명 "1"이라는 숫자가 허공에 떠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