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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7일의 도시/스토리 스크립트 형식

[영원한 7일의 도시] 앙투아네트 서브 스토리

중앙청의 여왕

[중앙청의 자료실.]

[이미 한밤중이었지만, 앙투아네트는 여전히 작업 중에 있었다.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수많은 모니터들이 방안에 있었다.]

 음? (지휘사) 님이에요?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우아하게 천장에서 날아내려왔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아, 우연히 지나가다가 이 방이 보이길래 들어와 본 거예요.

 음···자료실은 제가 일하는 곳이에요.

 각지에서 중앙청으로 보내온 자료를 모두 취합해서 이 방에 정리해 놓고 이런 모니터에 띄워놔요.

 시스템이 자동으로 분류한 정보를 제가 다시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거죠.

 이렇게 많은 걸 전부 당신 혼자서?

 하하···

 이건 제가 잘하는 거예요.

 아 맞다, 이왕 오신 김에 저를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얼마든지요!

 어렵지는 않지만, 여길 보세요.

[앙투아네트는 한 쪽에 있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와··· 시민들의 메일이 정말 많네요.

 저를 도와 시민의 메일을 회신해 줄 수 있나요? 모두 간단한 문의들이라, 당신도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이죠. 나한테 맡기세요!

 고마워요. 저는 선반 뒤에 있는 자료실에 있을 테니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제게 물어보세요.

[앙투아네트는 우아하게 날아갔다···]

 좋아! 그럼 어디 한번 해볼까!

[3시간 경과.]

 어지러워··· 머리 아파··· 눈도 아파··· 드디어 다 했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자, 여기 차를 좀 내어 드릴게요.

 시민의 각종 우편물을 회신하다 보면 이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요. 정말 흥미롭죠.

 (물론 엄청 피곤한 일이겠죠···)

 다음에 또 시간이 있다면 언제든지 또 오세요. 더 복잡한 내용을 준비해 둘게요.

중앙청의 여왕2


[여전히 바삐 답장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오늘 받은 메일 중에 신경이 쓰이는 한 통이 있었다.]

 (지휘사) 님? 안색이 안 좋아보여요.

 무슨 일 있으세요? 어떻게 회신해야 할지 모르는 메일이 있나요?

[앙투아네트는 모니터에 있는 메일의 내용을 봤다.]

「앙투아네트는 왜 계속 거기에 앉아있는 거죠? 다리가 불편한가요?」

 음? 이거는 말이죠···

 금기시하는 주젯거리도 아닌걸요. 당신이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이제 막 신기사가 됐을 때 한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어요.

 깨어나 보니 가슴 아래의 신체에 아무런 감각이 없었어요.

 그 후 저는 다행히 "방주"가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었죠. 이미 다 지난 일이라 점차 익숙해졌어요.

 저를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당신은 그저 답장만 하면 돼요.

[앙투아네트가 말한 대로 메일에 답장을 했다.]

 자주 도와줘서 고마워요.

 저는 요즘 중앙청에 당신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우리 같이 힘내요.

포럼 소식: 중앙청의 여왕

전부터 중앙청의 앙투아네트 아가씨가 매일 얼마나 업무를 보는지 궁금했다. 중앙청으로 가면 언제나 그녀는 늘 마중 나와줬다.


오늘 새벽에도 잠이 오지 않아 중앙청을 산책했는데 생각지 못하게 앙투아네트 아가씨가 아직도 있는 거다! 아아, 앙투아네트 아가씨를 보고 다시 행복한 잠을 이루게 되었다.


비록 기분은 좋지만 그녀의 건강이 걱정된다. 신기사의 체력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걸 알지만 분명 많이 힘들지 않을까?


 (지휘사)!(펄쩍) 큰, 일, 났, 어, 요! 제, 제가 방금 유령을 봤어요!!!

 에에?

 깊은 밤···한 여자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자료실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다!

 분명 앙투아네트는 거기 없는데! 환각인가? 유령인가!

 일단 침착해. 너 그러다 혀 깨물겠어.

 너무 아파요――

 거봐···그럴 줄 알았어.

 (엉엉엉···)

조사하러 가보자<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어···

 알겠어. 중앙청을 조사해보자. 환각이든 유령이든···일단 직접 확인해보면 되겠지.

유령 조사


[심야의 중앙청. 텅텅 비어있다.]

 쉿――

 음···왜 굳이 이 야심한 밤에 와야 하는 건지는 이해 못하겠어.

 당연히 분위기를 위해서죠, 분위기! 게다가 책에는 유령 같은 건 낮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돼 있거든요.

[안은 소금통을 꽉 움켜쥐고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건 방금 마트에서 사온 암염이다.]

 요즘 유령들은 낮에도 출몰할 걸. 그리고 소금도 안 무서워하지.

 앗! 소용없는 건가요! 아쉽네요. 소금으로 유령을 못 움직이게 해서 제대로 연구를 좀 해보고 싶었는데.

 유령에게 소금으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건 아마 먹힐 거예요. 제가 알고 있는 많은 유령 친구들이 짠맛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거였군요···

 어――! 나타났다――!――!!

[소금통이 안의 손에서 슉!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팍! 소리와 함께 주워졌고, 다시 탁! 소리와 함께 책상에 놓여졌다.]

 저는 이렇게 아름다운 비명소리는 처음 들어봐요. 당신의 소금통을 잘 챙기세요.

 ··· 당신은 앙투아네트 본인이 아니죠?

 어――!!!

 어휴···들킨건가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예리하네요.

 저는 이 세계의 앙투아네트가 아니에요. 저는 또다른 세계에서 왔어요.

 그렇다면 심야에 일하는 유령이 정말 당신이었어요?

 어, 뭐예요,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저의 신화속 무기는 "노아의 방주"예요. 이걸 타기만 해도 어떤 공간으로든 이동할 수 있어요. 방주는 무수히 많은 다른 차원들을 이어주는 "통로"예요.

 저는 야간 근무와 당직 근무를 도와주러 방주를 타고 이곳에 왔어요.

 ···야간 근무요?

 야근이죠. 여기 있는 앙투아네트를 도와주기로 했고 오늘 처리해야 할 공문이 특히 많은 것 같아서 급하게 왔어요.

 아···저는 분명 유령인 줄 알았어요··· 당신들은 어떻게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거죠?

 방주는 그 자체가 "통로"예요. 방주를 통해 소량의 정보를 바로바로 전달 받을 수 있어요.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얘기를 나누죠.

 하지만 진정으로 몸을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키고 싶다면 방주 본연의 힘이 필요해요.

 하하, 제가 알려드릴까요?

 다른 사람에게 그걸 가르쳐 줘도 되나요?

 만약 그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이라면 전술 단말기로도 충분히 가능하죠. 하지만 만약 공간 이동을 하고 싶은 거라면――

[앙투아네트가 문서 하나를 꺼냈다.]

 반드시 사람 크기의 전송장치를 만들어야 해요.

 음, 이런식으로 말이죠.

[――"방주"의 설계도를 획득했다.]

[☆도시 내에 방주 장치를 건설할 수 있다.]

 저는 방주의 가호를 받기 때문에 어디든지 오갈 수 있어요. 당신은 그저 이 장치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지속 시간도 짧아서, 다시 자동으로 되돌아오게 되거든요.

 됐어요. 이제 충분히 얘기를 나눈 것 같으니 저는 다시 문서를 정리하러 가야겠어요.

 ··· 그냥 이렇게요?

 ···음?

 더 당부할 말 같은 거 없어요? 예를 들어 사용할 때 역사르 바꾸면 안 된다··· 같은 거?

 역사는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바뀌지 않아요. 제가 당신을 도와 준다고 해도··· 그저 시도해볼 뿐이죠.

["앙투아네트"는 말이 끝나자 떠났다.]

첫 번째 방주


[방주를 가동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탁 트인 교외의 길거리였다.]

[공기 중에는 답답한 검은 안개가 없어, 숨 쉬는 게 편했다. 고요한 거리에는 사람도 없고, 지나다니는 차량도 없었다. 그래서 옆에 세워둔 이 낡은 중고 소형차가 유난히 이상해 보였다.]

 저기...? 당신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타시겠어요?

 여기는 교외라서 차가 잘 안 다녀요.

 ··· 아···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자, 타세요.


61. 앙투아네트

[이 차량은 되게 오래되어 보이며, 엔진에서는 이따금씩 갑자기 괴이한 소리가 났다. 운전석에 있는 여성은 이제 막 성인이 된 거 같았다···]

 저, 당신 아직 졸업 안 한 거 아닌가요···

 이미 법적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나이가 됐어요.

 걱정말아요. 이 길은 제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매일 다니는 길이니 문제 없을 거예요.

 맞다, 당신은 도시의 어디 구역으로 가야 한다고 하셨죠?

 어···음···

 ?

 아무튼 제가 당신을 도시로 데려다 드릴게요.

 이 차는 제 것이 아니에요. 저는 일단 차를 돌려주고 와야겠어요.

그럼 실례할게요 (추가 대사 없음)

[몇 분 후, 앙투아네트는 시가지로 차를 몰고 간 후 한 무기 상점 입구에서 멈췄다.]

 엘 씨, 주문한 물건이요.

 오오, 시간 딱 맞췄네.

 자, 여기 네 보수.

 고마워요.

 아, 당신이요? 어디로 갈지 정하셨어요?

 잘 모르겠네요···

 당신은 외지인이군.

 앙투아네트, 넌 맨날 이상한 물건만 주워오더니 이젠 사람까지 주워오는구나.

 하지만 그를 이렇게 길가에 두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럼 이 사람을 잠시 동안 받아 주실 수 있을까요?

 음··· 사실은 그게 아닌데···

 흥.

 별로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외지인이잖아.

 방세는 낼 거지?

 아니면 사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금수저라도 되시나?

 그럼 또 아르바이트를 하는 수밖에요···

 앙투아네트···난 네가 강인하고 선량한 착한 아이라는 걸 잘 알아. 하지만 넌 생활비와 학비를 모두 스스로 벌어서 충당하잖아. 너무 자신에게 부담을 가중시키진 마.

 그리고 너 돈 모아서 여행을 가려고 그러는 거지?

 운전을 배운 것도 그것 때문이고.

 세계 각지의 도서관에 있는 유일본을 보러 가는 거예요!

 여행이 아니거든요!

 저기, 잠시만요! 앙투아네트. 사실 난 당신에게 볼 일이 있어서 왔어요. 나는 이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마세요.

 에? 저를 찾는다고요?

[하마터면 말을 할뻔했다.]

[그러나 지금의 앙투아네트를 보고 있자니 앞으로 그녀에게 벌어질 일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감히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데···만약 과거를 바꾼다면, 미래의 앙투아네트는 사라질 수 있나?]

[만약 앙투아네트가 나의 경고를 듣고 이 도시르 떠난다면, 혹시 미래에서 다시 그녀를 볼 수 없을까?]

 ···별일 아니에요.

 ···??

 내 이름은 (지휘사). 우린 나중에 꼭 다시 만나게 될 거예요!

 음··· 좋아요.

[눈앞의 화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정형편은 어렵지만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학업을 이어나가는 소녀.
차를 운전해서 전 세계의 도서관을 모두 가보고 싶은 소녀.]

[평범하지만 눈부신 소녀.]

[학창시절의 앙투아네트는 여전히 이 순간에 머물러 있었다.]

 ···돌아왔네. ···방금 난 분명히 학창 시절의 앙투아네트를 만난 거지···아직도 믿기지 않네.

 아마도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신입생 시절 같은데··· 하지만 그런 시절로 가봐야 유해화된 앙투아네트를 구할 수는 없어.

[하지만 앙투아네트가 말했던 것처럼 워프되는 시점은 모두 랜덤이다. 천 개, 만 개의 시간 속에서 모래를 찾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이렇게 가다간 시간과 힘만 허비할 뿐이다··· 하지만 앙투아네트를 치료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만 해.]


두 번째 방주


[방주를 가동했다.]

[눈앞에 나타난 것은 한밤중의 학교. 지금 공기에는 검은 안개의 기운이 가득하다.]

[쾅――!]

[떨어지면서 무언가와 부딪혔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어떤 사람이 부축해줬다.]

학생A: 반장, 여기 생존자가 있어.

 다치지 않았어. 그냥 기절한 것 같아. 우리 일단 돌아가자.

 ··· 앙투아··· 네트···

 쉿―― 이따가 다시 얘기해요. 무서워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아주 안전하답니다. 저희와 함께 가면 돼요.

[한 줄로 선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바닥에 바짝 붙어 숨어서 가고 있었다. 앙투아네트는 검지를 입술에 조용히 갖다 대면서 "쉬"하는 입모양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의 문이 살짝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은 조용하고 신속하게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학생B: 앙투아네트, 드디어 돌아왔구나!

 무슨 일 있었어?

학생B: 누, 누가 음식이랑 무기를 들고 뛰쳐나가려 했는데, 나가자 마자 몬스터에게 발견됐어, 무사히 돌아왔지만 몬스터들에게 이 장소를 들켜버렸어.

 ――― 음, 알겠어.

 앞문의 수비를 강화하고 뒷문은 일단 놔둬. 뒷문에 있는 장애물을 모두 앞문으로 옮겨주고.

 조심해. 소리내지 마.

 괜찮아. 밖에 몬스터가 그리 많지 않으니 우리가 잘 막을 수 있을 거야.

 앗, 내게 맡겨둬!

 어째서 그 사람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 거예요?

 아아, 깨어나셨군요.

 몬스터들의 지능은 그렇게 높지 않아서 처음 발견한 문 외에 다른 진입로는 생각 못 할 거예요. 처음 발견한 앞문만 공격할 거고 만약 부수지 못해도 몬스터를 더 부르지 못할 거예요.

 그렇게 우린 버텨낼 수 있을 거예요.

 앞문을 부수고 들어온다고 해도 뒷문을 열어서 사람들을 제때 대피시킬 수 있어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화낼 것도 없어요.

 제 이름은 앙투아네트예요. 문학과 3반이죠. 당신은요?

 ··· (지휘사), 내가 기억나지 않아요?

 우리가 만나 적이 있나요?

[매번 타임슬립 때마다 각기 다른 앙투아네트를 만났다. 수많은 시공파편 속에서 발생했던 일, 만났던 사람 모두 일단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 같다.]

 ···난 당신이랑 학교에서 몇 번이나 마주쳤었는데.

 그렇군요.

[앙투아네트는 앞에 있는 사람의 눈을 응시하며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벌써 마트로 가는 길을 찾았고 물과 식량도 충분히 있어요. 체육관 내부에서 막기 위한 작업도 거의 다 돼 가요.

 우리는 반드시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버틸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상처가 깊지 않아서 금방 편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거예요.

[앙투아네트는 아주 조심스럽게 위로하며, 이번 일에 내가 놀라서 기절한 줄 알고 직설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바로 이때, 잡동사니가 쌓여있던 정문 쪽에서 거대한 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사람: ――?!

[쾅――!]

[또 소리가 들렸고, 굳게 닫혀있던 철문이 크게 솟아올랐다.]

[쾅――!]

[문에 튀어나온 부분과 안쪽으로 휘어진 부분을 보니 거대한 막대기 모양의 물건으로 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천히··· 모두들 물건 잘 챙겨서 뒷문으로 나가자.

[앙투아네트는 작은 소리로 다른 학생들이 후문으로 도망 나갈 수 있게 지시하는 것과 동시에 남아있는 장애물을 큰 진동이 울리는 대문으로 옮겼다.]

[문을 부수는 소리가 점점 격해져 갔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학생이 채 도망치기 전에 문이 쾅 하고 열렸다――]

[몬스터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모두 후문을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먼저 도망가세요. 작은 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마트에 숨어계시면 제가 금방 따라갈게요.

 잠깐···

[앙투아네트는 말을 끝내고 옆에 있는 쇠 파이프를 들어 문 앞에다 세웠다.]

 저기요! 당신은 아직 신기사가 아니라고요! 지금 몬스터와 싸우면 죽는다고요!!

 신기사라는 건 무슨 얘기죠? 죽고 싶지 않다면 저랑 같이 가요!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철봉으로 문을 잠갔다. 앙투아네트는 체육관의 후문을 잠궈 몬스터를 잠시 체육관에 가두었다. 그리고는 마트쪽이 아닌 다른 방향의 학교 건물로 뛰어갔다.]

[학교로 가는 길에는 다양한 이계 몬스터가 가득했다. 앙투아네트는 능숙하게 풀숲으로 들어가, 몬스터들을 아주 빠르게 따돌렸고,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 근처에 이르렀다.]

 ··· 앙투아네트. 어째서 혼자 도망가지 않은 거예요.

 저는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요.

 그러니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거고 다른 사람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이때 눈앞에 깜깜해있던 마트에 갑자기 불이 켜졌다.]

 ···!? 큰일 났어요. 몬스터가 불빛을 보고 접근하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수십 마리의 몬스터들이 울부짖으며 굳게 닫혀있는 마트 대문으로 달려들어왔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조용했던 하늘을 갈라놓았다――!]

 ――!!!!

 잠깐. 당신은 가면 안 돼요! 전투능력도 없잖아요!

 제 걱정은 말아요. 저는 몬스터의 시선을 끌어 도망갈 수 있어요!

 됐어요. 그런 사람들은 이제 신경 쓰지 말아요. 당신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에요! 어째서 다른 사람들의 운명을 짊어지려고 하는 거예요! 당신이 성모냐고요!

 아니거든요.

 ······

 저는 그냥 혼자인 게 두려워요.

 그래서 저 혼자 고독하게 살아갈 바에는 차라리 다른 분들이 살아가기를 바라는 거죠.

 그러니 당신은 어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세요.

 우리는 나중에 또 만나게 될 거예요.

[말이 끝나자마자 앙투아네트는 불빛이 밝아진 곳으로 갔다.]

[그녀의 주위 공간에 드문드문 왜곡된 것이 떠올라, 허공에서 흩날리며 조각이 되었다.]

[나의 눈앞에서 새로운 신기사가 탄생하고 있었다.]

[눈앞의 광경이 서서히 사라지고···]

[주위 환경도 변하기 시작했다.]

 역시 앙투아네트를 치료할 단서는 없어··· 하지만 그녀의 생각을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

 혼자이기 싫어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다른 사람을 살린다··· 그래서 앙투아네트는 희생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살아가게 하려는 거였어.

[하지만 이렇게 하면 정말 모두가 행복해질까요··· 앙투아네트···?]


세 번째 방주


[방주를 가동했다.]

[다시 한번 몸을 가다듬자, 나 자신이 익숙한 건물에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중앙청의 로비. 이제 막 완공된 로비는 건축자재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중앙청 관리인 앙투아네트라고 합니다.

 여기는 지금 사유지인데 당신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게다가 여기는 리모델링이 끝난 지 얼마 되지않아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이 가득하답니다.

 ··· 나도··· 잘 모르겠어요.

 당신의 이름을 제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처음 만난 것처럼 자기소개를 하는데, 이게 벌써 볓 번째인지 모르겠다.]

[마음속에는 왠지 모를 절망감이 생겨났다.]

(매 번 만나게 되는 건 각기 다른 앙투아네트인가···)

 내 이름은 (지휘사). 여기서 물건을 찾고 있어요··· 그저 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 알고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어요.

 음··· 중앙청을 짓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물건을 많이 캐냈어요. 따라오세요.

[앙투아네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를 데리고 공사중인 중앙청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하얀 방으로 왔다.]

 여기는 임시 자료보관실이에요. 당신이 찾는 물건은 아마 이곳에 있을 거예요.

 ··· 네트···?

[갑자기 나타난 소녀는 10살도 채 안돼 보이지만···앙투아네트와 친밀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녀의 머리에는 이상한 뿔이 있고 평범한 사람은 아닌 듯 보였다. 그녀는 누굴까? 난 왜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누르, 나가려고?

 아··· 음···

 새로운 테스트를 위한 전투 자료를 수집해야 해.

 네트. 이 사람은 누구야···?

 처음 보는데.

 이 분은 (지휘사) 님. 물건을 잃어버리셨다고 하셔서 혹시 이곳 수집실에 보관돼 있는지 찾아보려고 내가 모셔 왔어.

 어떤 거야? 누르도 함께 찾을까?

 그래도 돼?

 누르는 볼 일이 있다고 그랬잖아?

 이따가 해도 돼.

 누르는 네트와 함께 물건을 찾고 싶어.

[응석 부리는 것처럼 앙투아네트의 팔을 감싸 안고 흔들어 대는 여자애는 앙투아네트와 아주 친해 보였다.]

[···!]

[큰일 났다. 이번 타임슬립 시간이 평소보다 더 짧은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대화는 본론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내가 찾을 물건이 있는 게 아니라 (지휘사) 님이 찾는 물건이 있는 거야.

 헤헤···

 누르도 부끄러움이 많은 줄 몰랐네.

 알겠어. 그럼 같이 찾아보자.

 저기··· 당신이 어떤 물건을 찾으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에···

 내가 찾고 있는건···

 ···!

[안돼. 시간이 없어··· 이대로 돌아갈 순 없어···]

 앗, 갑자기 사라졌어.

 이 느낌은··· 설마··· 방주?

 네트···네트. 네~트~. 나랑 같이 전투 자료를 수집하러 가자.

 정말 못 말리겠다니깐. 가자, 그럼.

 응응.

[쾅――!]

[등을 침대에 부딪쳐, 둔탁한 소리가 났다.]

 아악···이번 워프는 너무 거친데···

["누르"라는 소녀를  만난 후, 공간에 격렬한 파동이 생기며, 아주 빠르게 사방으로 흩어졌다.]

[마치 방주가 그녀를 만나기 거부하는 거 같았다.
――그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중앙청의 자료실에서 그녀의 정보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르의 자료 관련


[중앙청의 자료실 데이터베이스에서 "누르"를 검색했더니 해당 신기사를 찾을 수 없었다.]

 뭘 찾고있지?

 ···"누르"?

 놀랍군. 네가 어떻게 그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그녀는 가장 처음 히로를 따르던 신기사 중 한 명이다. 그리고 가장 처음 유해화된 신기사이기도 하지.

 "누르"는 이름이 아니라 코드번호다.

[안화는 굉장히 찾기 어렵게 숨겨진 파일을 찾아서 나에게 보여줬다.]

 그녀가 유해화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그때 중앙청이 세워진지 얼마 안 돼서 보두들 유해의 위험성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때였으니깐 말이야.

 그녀가 우리에게 유해의 무서움을 알게 해줬지.

 그때부터 신기사들은 자신의 환력을 조심해서 제어했어.

 누르는 대부분 치료의 역할이었지만 유해화된 이후로는 파괴의 능력만 나타났어.

 그녀가 이성을 잃은 후 우리는 많은 신기사들을 투입해서 토벌하려 했지만 손실이 막중했지.

 앙투아네트도 그때 중상을 입었어.

 그때 유해화된 누르는 어째서인지 자신의 심장을 꺼내 앙투아네트를 치료했어. 앙투아네트는 그걸로 죽음을 면했지만···

 스스로 파멸돼 사라진 이후로 그녀를 다시 본 사람은 없어. 시체도 사라졌지.

 그럼 그녀의 신기는···

 무엇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려워. 하지만 여러 특징으로 판단했을 때, 그녀의 몸은 영혼 같은 무언가가 기생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녀는 스스로가 곧 무기였고 창조와 파멸을 짊어졌지.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앙투아네트에게도 희망이 되었을 텐데.

[역시 "누르"가 중요 인물인 것 같다.]

[만약 그녀가 아직 살아있다면··· 앙투아네트에게도 희망이 있는 걸까!?]


최후의 방주


[방주를 가동했다.]

[지익――지익――]

수수께끼의 소리: 전방 방어선 돌파. 피해율 87%. 전투 지속 불가 판명. 치익――치지직――

(연결 끊김)

수수께끼의 소리2: 안돼··· 너무··· 강해···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럴 수가.

 후아··· 후우··· 여기는···

[이번에 눈을 뜨니 눈앞에 도시는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마치 어떤 거대한 몬스터가 짓밟고 간 거 같았다. 공기 중 검은 안개는 예전보다 짙어진 거 같았다.]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 이 모든 것은 몬스터가 한 짓일까··· 그게 아니라면···]

 ···! 당신이에요?

 앗? 날 기억해요?

 제가 어떻게 당신을 잊을 수 있겠어요.

 여기는 너무 위험하니 얼른 다른 곳을 찾아 피신해요.

 !!

[앙투아네트가 펼친 보호막이 마치 플라스틱처럼 한 주먹에 부서졌다. 유해의 거대한 몸체가 우리의 앞에 나타났다.]

 ··················!

 멍하니 있지 마시고, 얼른 뛰어요, 뒤돌아보면 안 돼요!

앙투아네트와 함께 달아난다. <
유해와 전투

 같이 가요!

 아니에요――

[앙투아네트의 손을 잡고 뒤돌아서 미친 듯이 달렸다.]

 뭐 하려는 거죠――!

 어서 이거 놓으세요!

 지금 돌아가면 당신은 죽게 돼요. 날 믿어요. 우선 뛰어요.

 그만해 주세요!! 저는 반드시 돌아가야 해요. 저는 그 아이를, 그녀를 그냥 이렇게 둘 수 없어요···!

 정신 차려요! 저 정도 체급의 몬스터를 당신 혼자서 어떻게 막겠다는 거예요!

 전투는 달려든다고만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고요!

 당신은 도대체··· 누구신가요.

[앙투아네트의 의혹이 가득한 눈빛에 난 말하길 결심했다,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을.]

 누르는 모든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들었어요. 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방주를 타고 이곳에 왔어요. 그녀로부터 단서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

[앙투아네트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난 그녀를 구하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이 그 몬스터에게 중상을 입는 운명을 막고 싶어요.

 알겠어요.

 저는 히로와의 연락이 일시적으로 끊어졌고, 체내에 환력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다른 곳에서 온 지휘사님이시여 제게 그녀와 맞서 싸울 힘을 주세요!

 알겠어요.

[앙투아네트가 나를 향해 웃었다.]

[쿠궁――]

 빠르게 오고 있어요. 갈게요!

[누르와의 전투]

 저건 뭐지······평소의 몬스터와는 전혀 달라······그리고 너무 강해.

 그녀가 바로 당신이 찾던 신기사······누르예요.

 이게 바로······유해군요.

 유해? ······그 단어가 적합하긴 하군요.

 원래는 그저 신체만 결정화가 진행됐었죠. 그러다가 결정이 사라지고 사지가 파열되더니······

 결국엔······의식을 완전히 잃었어요. 이성이 없는······동료와 적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잔인한 몬스터가 되었죠······

 그녀를 반드시 쓰려트려야 해요······부탁이에요. 도와주세요!

[누르 격파]

 정말 강력하네요··· 하마터면···

 누르··· 그녀는 계속 괴로워했어요. 그녀의 능력은 상처는 치유할 수 있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는 건 불가능해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분명 힘들었을 거예요.

[앙투아네트가 손을 들었고, 그녀의 손바닥에는 작은 결정 하나가 밝게 빛을 내고 있다.]

 ··· 이걸 사용하면 되겠죠.

 이걸··· 나에게 줘도 괜찮아요?

 이게 당신이 여기 온 목적이죠?

 당신의 그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 이게 필요하니까.

 만약 이것이 다른 사람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면 누르도 아주 기뻐할 거예요.

[―――"불사결정"을 획득했다.]

[결정을 손에 넣는 순간 공간에는 익숙한 틈새가 벌어졌다.]

[방주의 시간이 거의 다 됐다 하지만 난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았는데,
마지막으로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내가 반드시··· 당신을 구할 거예요!

[··· ···]

[모두가 떠난 후···]


67. 재회

[어느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는 비가 검은 안개에 물들어 하늘에서 떨어졌다.
마치 누군가가 우는 것처럼.]


67. 재회

[전투가 끝난 잔해 앞에 우산을 쓴 남자가 나타났다.]

 네가 해냈구나···

 하지만 왜, 이렇게 된 게 너인 거지···

 「누르」여···

레이첼의 연구실

 (지휘사)!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잖아! 어서 보여줘! 전설의 불사결정!

 어··· (사실 별로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진 않은데)

 우와아아―― 내가 뭘 본 거야! 진짜 불사결정이라니!

 이 색깔 이 광택 좀 봐, 정말이지 너무 아름다워!

 불사결정이 도대체 뭐야?

 심장이야, 기사회생의 힘이 있던 신기사가 유해가 된 심장이지!

 기사회생의 비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음 분명 가능할 거야!

 그럼 앙투아네트를 구할 수 있는 거지? 맞지?

 그건 안돼···

 이런···

 장난이야! 내 사전에 "불가능"이라는 세 글자는 없다고!

 그런데 우선 이 불사결정을 분석해봐야 돼,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밀이 있는지 숨어있는지!

 내가 뭐 도울게 있을까?

 이것을 연구하려면, 과학치가 아주아주 높아야 해!

 아주아주 높은 게···

 얼마나 높은 거야?

 음··· 어디 보자···

 음··· 어디 보자··· 고정밀 분석기 한대의 평점이 일반적으로 4, 고급 연구원 능력이 5··· 이렇게 계산하면···

 대략 210 이상은 필요할 거야!

 어쨌든 이 일은 나에게 맡겨!

 그리고···

 나를 방해하면 안 돼!

 나를 방해하면 안 돼!

 나를 방해하면 안 돼!

[목표 변경: 앙투아네트 구조 - 과학치 210 달성, 구급센터 건설]

서브: 방주 테스트·과거 원하는 사건으로 회귀

[방주를 가동했다.]

[아··· 머리가 좀 어지럽다.]

[머리를 흔들었다. 눈앞에 광경은 익숙한 듯 낯설었다.]

 음··· 앙투아네트의 말대로 과거의 어느 시점에 온 모양이네··· 난 이제 뭘 하면 좋을까···

복권이나 사러 가자<
인터넷에서 메시지를 확인하자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가자

[복권 판매점에 가서 복권을 사보았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는 순간 복권을 잃어버렸다···]

[이, 이게 바로 앙투아네트가 말한 "바꿀 수 없는 역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