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간이 없어.]
[오늘도 소녀는 여전히 무언가를 경고하고 있었다.]
··· 이제 매일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익숙하네···
··· 그런데 이상하다···
[어쩐지 너무 조용하다.]
오늘은 왜 안이 안 보이지···
[한편···]
[이곳은 히로의 수많은 거점 중 하나이다.]
[남자의 걸음은 살짝 무거워 보였고 끊임없이 왔다 갔다 했다.]
[약간 초조해 보였다―― 그러나 정말 약간이었다.]
그래서···그냥 이렇게 돌아온 건가?
··· 정말 죄송합니다.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어요.
흐음, 정말이지 나를 실망하게 하는구나.
내가 듣기로는 앙투아네트는 언제든지 깨어날 수 있는 상태라던데.
그녀가 깨어나서 모든 이야기를 입 밖에 낸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
다시 한번 다녀올게요, 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앙투아네트가 사라졌어야 했는데, 이렇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니 이것도 나름 즐겁구만.
그런데 자네의 눈을 보니 여전히 흔들리는게 보이는군.
이 일이 그렇게 내키지 않는가?
아니에요. 단지 그냥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래요, 이 모든 것의 원인에 대해서···
허허, 알게 된 지도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이렇게 영향을 받다니.
나는 자네에게 의구심을 가지라는 지령을 내리지 않은거 같은데.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게요, 바로 가겠습니다.
[안은 히로가 말을 번복할까 두려웠다. 그녀는 잽싸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남겨진 히로는 즐겁게 미소를 지었다.]
재밌어, 정말이지 재밌단 말이야.
사랑에 빠진 소녀의 불행이라,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히로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어둠 속에서 박쥐 모양의 검은 마귀 인형이 날라왔다.]
[마귀 인형은 공중에서 위아래로 춤을 추며 소녀같이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함정인 줄 알면서도 그녀를 보낸 거야? 정말이지 나쁜 주인이야.
인심 쓰는 거지, 어쩌면 그녀가 성공할 수도 있잖아?
맞아, 기존의 전투기록도 자네가 앙투아네트에게 준 거지?
나만 나쁘다고 하는데, 자네도 비슷한 거 같은데.
재밌잖아~ 나도 정말이지 심심해서 겨――우 기회를 잡은 거라고.
[안은 중앙청 텅 빈 복도에 있었다.]
[그날의 사건 이후 중앙청에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기계음: 이곳은 특수 병실입니다. 신분을 인증해 주세요···
기계음: 신분 인증 완료, 병실에 진입합니다.
04. 숙명
앙투 유해과정 눈 감음 CG
[드디어 다시 앙투아네트를 만났다···]
[유해화가 반쯤 진행된 모양이다. 온몸이 검은색 무늬로 가득했다.]
[안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조용히 앙투아네트를 주시했다.]
미안해요···
하지만 이게 제 선택이에요.
··· 그리고···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자기를 희생하고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구요?
(지휘사) 님도 없고, 아무도 없는 세상이 회복된다 하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당신은 깨어나면 (지휘사) 님을 희생시켜 흑핵을 정화시킬 거잖아요···
그 사람도 분명히··· 모든 걸 받아들이겠죠.
하지만 그건 잘못됐어요!
희생의 의미···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나는 그저 다 같이 함께 있고 싶어요. 계속, 영원히 함께하는 거죠.
그러니 그걸 망치게 할 수는 없어요···
[안은 앙투아네트 앞에서 무기를 소환했다.]
그만둬, 안!
!! 당신이 어떻게 이곳에!
왜···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러나―― 안은 내 말을 무시한 채, 그저 계속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빠르게 달아나버렸다.]
(안을 쫓아갈까? 아니면 남아서 앙투아네트를 보살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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