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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7일의 도시/스토리 스크립트 형식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6


(으음...)

[정신이 몽롱한데, 누군가 침대 옆에 서있는 거 같다.]

 새로운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어···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대하겠어.

 ···열심히 발버둥 쳐봐.

[쾅쾅쾅――!!!]

 와악! 무슨 일이지?

[쾅쾅쾅.]

[점점 커지는 노크 소리.]

 이른 아침부터 누구지···

 정말 믿을 수가 없군요, 아직까지 일어나지도 않았다니! 방도 엉망진창이고, 아직 아침도 안 먹다니!

 ···왜 나를 측은하게 보는 거야. 그리고 내 방에 마음대로 들어오지 말아줄래.

 어휴··· 못 참겠어요! 주인님이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이라니···

 할 수 없지, 내가 하는 수밖에.

 뭐야, 뭐 하려는 거야!

 20분 안에 나가는 게 목표에요. 그럼 10분 내에 아침을 빠르게 먹어보죠!

 나머지 십 분 동안은 방 청소를 하고, 주인님 씻고 옷 갈아입는 거 봐드리도록 할게요.

 잠시만, 도와줄 필요 없어···

 청소 시작!

 안돼――

 반항해도 소용없어요!

[그렇게 10분이 지났다.]

[안은 보고도 믿지 못할 놀라운 아침상을 차려놓았다.]


02. 안의 아침식사

[옅은 금빛 버터를 가득 바르고, 가장자리가 알맞게 구어진 토스트와 바닐라 소스를 뿌려놓은 소시지.]

[신선한 채소에 방울토마토를 섞어 만든 샐러드,
거기다 신선한 꿀이 첨가돼 달콤한 우유까지.]

 과연 「영예로운 메이드」다운걸··· 대단해···

[지금까지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이런 많은 음식을 차린 아침상을 본 적이 없었다.]

 시간이 없으니, 5분 내로 먹어야 해요.

 움? (입에 가득 넣고)

 비록 어제 고등학교를 토벌했지만, 아직 많은 문제거리들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어제 히로님이 고등학교에 단서를 찾으러 함께 가자고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엥?!

[빵을 입에 물고 단말기를 힐끗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처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가 몇 개 있었다.]

 그렇게 죽은 듯이 자니까, 봤을 리가 없죠. 어쨌든, 빨리빨리 해요!


[고등학교]

[쾅쾅쾅쾅――!!!]

 무, 무슨일이야!

[격렬.한.굉음이――!]

 (지휘사) 님, 어서 피해요―

 여기는 주택가 아니야? 어쩌다가 전쟁터가 되어버린 거야!?

 흑문이 있는 곳이 바로 전쟁터죠――!]

[쿠궁――!]

[다행히 안이 막아줘서 충격파에 날아가지는 않았으나, 엄청난 폭발음에 머리가 잠시 어질했다.]

·········적군···

[그녀는 나에게 총을 겨누었고, 뒤에 있던 모든 무기들의 총구도 일제히 나를 향했다.]

 적을··· 없애야 한다···

 ······!!!!

[유해화된 사하무와의 전투]

[움··· 움직일 수고 없어!]

[저벅. 그녀가 한 걸음 다가왔다.]

 로나크, 방화벽을 가동해!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체격이 컸는데 키가 족히 2미터는 되어 보였다.
그는 손에 든 거대한 방패로 전방의 적을 막았다.]

[방패의 보호막은 후방까지 보호하여 적의 격렬한 공세를 박아냈다.]

 너는···

 휴, 겨유 쫓아왔네.

  아앗!! 히로!! 당신은 또 언제부터 우리 뒤에 숨어있던 거예요!?

(덥석)

[설명할 시간도 없이, 히로는 내 손을 잡았다.]

 지금 이렇게 노닥거릴 때가 아니라고. 내가 자네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주지. 로나크, 그녀를 막아!

 알겠습니다.

[사하무의 공격이 빗나가자 급하게 뒤로 물러났고, 그 뒤를 로나크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사하무의 뒤에는――]

 이제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어요!

[안은 신속하게 사하무의 퇴로를 차단했다.]

[앞뒤로 막아서자, 사하무는 망설임 없이 연막탄을 던졌다. 보이지 않는 틈을 이용해 도망갈 생각이었다.]

 이런, 본때를 보여줘야겠군.

[히로는 태연하게 말했다.]

[곧이어 안갯속에서 괴물의 비명소리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아아아··· ···아아···

[크고 둔탁한 공격 소리와 함께, 사하무의 비명소리도 끝이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개가 흩어졌다.]

[로나크의 거대한 방패에는 검은 자줏빛 혈흔이 묻어있었다. 사하무는 사지가 부러진 채 발치에 쓰러져있었다.]

[안갯속에서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있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히로는 유유히 걸어가, 사하무에게 허리를 숙였다.]

 사하무, 아주 잘 했네. 이제 좀 쉬도록 하지. 때가 되면, 내가 데리러 갈 테니.

[히로의 말을 듣자, 사하무의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그녀의 몸에서 자흑색 결정체가 하나둘 떨어졌다.]

 이런 미안하게 됐군. 많이 놀랐겠어.

 내가 처음 유해를 봤을 때도, 자네와 똑같은 반응이었지.

 유···해?

 모르는가?

 신기사는 사람과 달리 몸에 "환력"이 존재하네. 이 환력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갖게 해주지.

 그러나 한번 전염되면, 몸에 폭타을 지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야.

 환력이 너무 많거나 적은 신기사는 폭주하게 되고 "유해화"되어 버리지.

[히로는 무언가가 생각난듯했다.]

 그렇군. 자네는 유해가 무엇인지도 모르니··· 중앙청에서 유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당연히 모르겠군.

 무슨 처리요? 당신 말대로라면, 유해화는 신기사가 자기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은데··· 치료를 통해 회복시키면 되겠네요.

 아니죠, (지휘사) 님.

 유해화가 일단 시작되면, 회복은 불가능해요. 중앙청에서 유해를 "처리"하는 방법은 이성을 잃고 더 악화되기 전에 제거하는 거죠.

 !? 제거? 그게 무슨 소리야?!

 이거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렇지 않으면 자제력을 잃은 유해는 막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할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 하하···하하하하하. 역시 (지휘사)! 자네가 더욱 마음에 드는군.

 그럼 내가 제안을 하나 하지. 나는 동료를 잃기 싫고, 내 손으로 그들을 제거하는 건 더더욱 싫어.

 난 사하무를 숨겨 두고 싶네. 그녀의 유해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 연구가 진행된다면 그녀를 치료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거라고 봐.

 그리고 이 일은 앙투아네트에게는 비밀로 해줬으면 해.

 잠깐··· 왜 하필 앙투아네트죠?

 그건··· 유해는 곧 바로 제거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앙투아네트이기 때문이야.

 (히로에게 사하무의 일을 숨긴다고 답할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히로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부탁 좀 하지.

[히로는 사하무 몸에 잔뜩 묻은 결정과 핏자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하무를 안은 채 쫓기듯 골목으로 사라져 버렸다.]

 ·········

 안, 왜 그래···.

 음··· 어느 날 저도 유해가 된다면, 이렇게 나를 구해줄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에이, 재수없게! 난 너한테 그런 일이 생기게 하지 않을 거야. 네가 유해가 된다 해도,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줄게.

 그런데, 앙투아네트가 유해를 제거하자고 한다는 게 사실이야?

 사실이에요.

 처음 신기사가 유해화 됐을 때, 앙투아네트가 정한 규정이에요.

 일종의 불문율이죠.

 만약 어느 날 자신이 유해가 된다면, 설마 자기 자신도 제거해버린다는 건가?

 앙투아네트라면, 그럴지도 모르죠.

 처음에 우리도 유해화 되는 것을 막아보려 했는데. 소용이··· 없었어요.

 정화시키는 것은 고통만 지속시켰고, 시간은 되돌려 보아도 잠시일 뿐, 풀리고 나면 다시 원래 모습이었죠···

 그래서 앙투아네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거예요.

 ···그럼 안은?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신기사 유해화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럼···이제 중앙청으로 가는 건가요? 사하무에 대해서 말하면 안 되는 거죠···

 아, 응. 앙투아네트에게 전투 내용을 보고해야 하고, 유해에 대해서도 물어봐야 하는데···

[히로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일단 안에게는 말하지 말자.]

[중앙청]

[앙투아네트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문서들에 압도 당했다.]

[앙투아네트는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문서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그나저나··· 그녀가 서있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항상 작은 배처럼 생긴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있었다.]

 응? (지휘사) 님?

 네, 접니다.

 잠시만요, 금방 내려갈게요.

[앙투아네트는 살포시 내려왔다.]

 업무 보고를 하러 오신 건가요? 아니면 궁금하신 거라도 있나요?

 (정말 앙투아네트는 사하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할까? 히로의 일을 앙투아네트에게 말할까?)

 앙투아네트를 만났으니, 이제 히로를 만나러 가야겠지?

수첩: 제6일

고등학교를 순찰할 때, 유해가 된 사하무를 발견했다. 신기사가 유해로 변할 수 있다니, 이건 처음 알게 된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