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에게 적합한 실험 대상을 찾아주지 않은 바람에 유해화 연구가 지연되었고, 동시에 신기사의 운명도 바뀌게 된 것 같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아니면 틀린 걸까?]
[한참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다.]
[평상시와 같은 밤. 그녀는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이제 당신이 누군지 말할 때도 되지 않았나···
···
나한테 그렇게 묻는 걸 보니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네.
··· 아직 나를 기억해 내지 못했잖아.
······!!
[놀라서 깼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눈을 본 것 같았다. 얼음처럼 차가워 보였다.]
[날이 아직 밝지 않았지만 평상시보다 조금 일찍 깼다.]
[창밖을 보았는데 마침 히로가 계단 입구에서 사라지는 게 보였다.
···어라.]
[시계를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일 할 시간이 아니었다.]
[히로는 어디로 가는 거지?]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건 무엇이었을까?]
[호기심이 두려움과 걱정을 덮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섰다.]
[혹시라도 위치를 파악당할까 봐 전술 단말기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갔는데 평상시에 막혀있던 도로를 발견했다.]
[항상 "미개발"이라는 팻말이 걸려있어 미처 주의하지 못했다. 연구소 주위에는 미개발 지역이 아주 많아서 이 입구도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다.]
[미개발 상태로 위장해야 되기 때문에 전자기기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아주 손쉽게 잠금 장치를 열었다.]
[히로는 벌써 멀리 갔고, 나는 들어와 조심스럽게 문을 다시 잠갔다.]
[이곳은 미개발된 토굴이었다. 하지만 토굴의 끝에서 농후한 검은 안개가 느껴졌다···]
[그리고 바닥 돌덩어리에서는 자흑색 결정체 물체가 보였다. 이곳은 흑문이 있다. 혹은 흑문을 탄생 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동굴을 한참 들어가다 보니 눈앞에 희미하게 빛이 나타났다. 나는 조심스럽게 돌기둥 뒤에 숨어 머리만 내밀었다――]
누르 히로 CG
[이건 무슨 기이한 광경이지.]
[히로는 동굴 중앙 빈 곳에 서서 고개를 들어 눈앞의 생물을 보고 있었다.]
[그 생물은···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벌레 같은 몸에, 종유석같이 하얬다. 마치 조각상처럼 아름다웠다.]
[바닥에서 뻗어 나온 결정체는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는데 얼어붙은 거 같았다.]
[이건··· 유해다···]
[사하무보다 더 심하고, 안보다도 더 심한··· 완전히 폭주하여 손을 쓸 수 없는 몬스터.]
[히로는 그 앞에 서서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짧은 순간이었다. 정말 짧은 순간 애처로움이 보였다.]
[그는 왜 그렇게 슬퍼했던 걸까?
이 유해가··· 그의 중요한 사람인가?]
[히로는 아무 말도 없이 가지고 온 물건을 꺼냈다. 자세히 보니 회수한지 얼마 안 된 흑핵이었다.]
[그제서야 이 유해의 주위를 둘러싼 기둥 모양의 설치된 장치들이 보였다.]
[이것도 설치된 장치로 봐야 하나? 어쩌면 마구잡이로 파서 결정체를 넣은 걸 수도 있겠다.]
[히로가 흑핵을 놓자 유해 몸에 있던 결정체는 살아있는 것처럼 어적어적 소리를 내며··· 자라나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결정체는 유해를 완전히 감쌌다. 히로는 속박 장치가 정상인 것을 확인한 후 떠났다.]
[탁탁하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자 나는 최대한 몸을 돌기둥 뒤로 숨겼다.]
[발자국 소리가 점차 멀어지고 문 닫는 소리가 들리자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안전한 것을 확인하고 나는 그늘 속에서 걸어 나왔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참지 못하고 유해 앞으로 다가갔다.]
[이 유해는 아마 여자겠지, 맑고 투명한 신체는 이미 변이가 심하게 되어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면 누가 알까?]
???: 거기 누가 있는 거죠.
······!!
??: 엥··· 히로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구나.
???: 쉬―― 조용히 해. "그녀"가 잠에 들어서, "누르"가 나올 수 있었던 거야. 만약 "그녀"를 깨운다면 누르는 이길 힘이 없어.
너는··· 누구야?
???: ···어, 아···
???: 그럼 먼저··· 내 소개부터 할게.
[눈 앞의 몬스터는 아주 예의 있게 말을 했다.]
???: 나는 누르. 과거 중앙청의 신기사였는데, 유해가 되는 바람에 여기에 머물 수밖게 없게 됐어.
[갑자기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거 같았다.]
[이게 바로··· 앙투아네트가 말했던 처음으로 유해가 된 신기사?]
[근데 이미 죽은거 아니었어?!]
네가 왜··· 이곳에 있어···
[그리고 넌··· 왜 아직 살아 있어···]
누르는 이미 죽었어.
지금 여기 있는 것도 아주 미약한 의식일 뿐이야. "그녀"가 깨어나면 누르는 사라져.
히로는 "그녀"가 나가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걸 바라지 않아서, "그녀"와 나를 이곳에 가둔 거야.
히로가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 거라고 했어, 그때는 누르도 이곳을 떠날 수 있어.
78. 교차하는 과거
[유해의 얼굴에는 어린 시절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게 그녀가 유해가 되기 전의 모습인가?]
그래, 그게 다야. 당신은? 왜 여기에 온 거야?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이것저것 다 말하고 묻고 싶었다.]
대범하게 그녀에게 알려주자 <
조금 불안하지만 그녀는 위험하지 않은듯하다
[그리하여 나는 그녀에게 전부 털어놓았다. 히로, 중앙청, 분열, 실험에 대한 일들을.]
[그리고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일까지.]
히로는 아직도 그렇게 열심이구나.
[다 듣자마자 누르는 귀여운 웃음을 지었다.]
당신도 많은 노력을 했구나.
하지만···네트가 다쳤어··· 누르는··· 걱정돼···
보아하니 당신은 히로를 많이 걱정하는구나. 내가 얘기해주지 않으면 당신은 히로가 뭘 하려는지 절대 알지 못할 거야.
누르가 하는 말들을 들으면 히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그와 함께 노력해서 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거라구.
비록 누르가 아는 게 많진 않지만 누르는 당신에게 알려줄 수 있어. 누르의 눈에는 히로가 어떤 사람인지.
[누르는 생각했다.]
히로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야. 흑문이 나타나기 전부터 이계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어.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어. 흑문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히로는 계속 준비했어.
그래서 흑문 사건이 일어난 후 히로는 제일 먼저 중앙청을 세우고 신기사들을 찾았어. 그리고 세계 곳곳에 있는 흑문을 봉인하고 이 도시의 흑문도 제압했지.
하지만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누르는 유해화의 흔적을 발견했어.
왜냐하면 누르는 모두의 치료를 책임졌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한 상처를 가장 먼저 발견했지···
그때 모두들 "유해"의 존재를 알지 못했어. 샘플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누르는 모두에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샘플이 없다면 연구는 지속될 수 없었어. 그래서 누르는 스스로 몬스터가 됐지.
하지만 유해화된 후 "그녀"가 누르의 몸을 차지해버렸고, 누르는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게 돼버렸어.
히로 덕분에 "그녀"를 누르에게서 격리했고 더 나쁜 결과를 막을 수 있었지···
그 후 히로는 유해에서 많은 데이터를 얻었어. 모두 유용한 데이터였어.
그렇구나··· 그러고보니 너는 말을 하고 정신도 깨어있어···
[이게 바로 히로의 새로운 연구에 대한 근거일 것이다.]
"흑핵"은 특수한 존재야. 흑문은 흑핵을 통해 두 세계를 연결했지. 그래서 히로는 흑핵을 수집해서 연구에 사용했어.
히로는 두 세계를 융합한다고 했어··· 두 세계를 융합하면 정말로 새로운 세계가 탄생하는 건가?
음···?
[누르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이계와 현실 세계를 말하는 거라면, 멸망할 걸? 둘 모두 다.
뭐라고!?
만신창이가 된 두 세계를 고칠 수는 없어. 강제로 함께 하게 한다고 해도 더 너덜너덜해질 뿐이야.
이상하네··· 히로가 그런 실수를 범할 리가 없는데···
누르는 당신이 그를 도와줬으면 좋겠어··· 그에게 그건 잘못된 거라고 알려줘.
맞다. 이 주변의 흑핵··· 만약 히로의 목적이 그렇다면 당신이 전부 가져가. 가져가라구.
[쨍그랑.]
[결정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누르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는 목소림나 들렸다.]
큰일이다. "그녀"가 깨어나려 해. 어서 가. 어서!
잠깐만. 아직 물어보고 싶은게···
내일 다시 와도 돼. 그러니까 어서 가. 들키면 안 돼.
[누르로부터 허둥지둥 쫓겨났다. 문쪽으로 다가가자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좀 전에 누가 여기 있었어?
···아니··· 아무도 없었는데···
[지상으로 돌아오니 이미 아침이었다. 지하에서의 대화는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
[세계의 융합은 존재하지 않았고, 그저 두 개의 만신창이인 세계가 함께 사라지는 것뿐이었다.]
[아직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지만 급하게 나를 쫓아냈다.]
[··· 다시 한번 가면 어떨까? 그리고 "그것"은 도대체 뭘까?]
[복도를 따라 걸어서 방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히로를 마주쳤다.]
어, 아주 일찍 일어났는걸, 마침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자네한테 들려줄 아주 좋은 소식이 있어.
성공했어. 일반 유해와 다른 신식 유해의 실험을 성공했어.
아···
어어, 자네 왜 조금도 흥분하지 않는 건가.
[유해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 세계가 융합되낟면 파멸될 것이다. 이걸 알고도 어떻게 흥분을 할 수가 있을까.]
오로시아와 다른 이들은 이미 모두 성공적으로 실험을 끝냈다네. 나는 내일 그들을 중앙청으로 보낼까 생각 중이야, 한 번에 중앙청을 파괴할 수 있을까 해서.
··· 중앙청은 지금 어떻게 됐나요.
음··· 아직 숨은 붙어있지. 내 추측대로 라면 앙투아네트는 전에 받은 상처가 커서 내일이면 유해가 될 거 같아. 의식이 없는, 그런 상태말이지.
··· 그렇군요···
[그 말은 히로의 신기사는 이미 유해가 되었고, 그들은 이미 일반 신기사들 보다 훨씬 강하고, 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라는 거다···]
자네가 유해화에 관심이 없다 해도 최소한 알고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앞으로 쓸모가 있을 수도 있을 테니.
나를 따라오게, 내가 어떻게 하는 건지 가르쳐 주겠네.
[순간 멍했지만 그래도 쫓아갔다.]
[만약 히로와 싸워야 한다면 나의 신기사들이 그의 유해에게 죽임을 당하는 걸 원치 않아서.]
[☆"유해화"기능 작동. 해저 연구소에서 조건에 해당되는 신기사를 선택하여 유해화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유해화 후의 신기사는 전투력이 대폭 상승하며, 강적도 손쉽게 쓰러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사를 유해화한다면 결말 흐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신중히 하시길 바랍니다.]
포럼 소식:「소식」신기사가 몬스터로?!
그들은 몬스터와 싸우지만 전과는 너무 다르게 아주 강력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문제가 없는 걸까? 세상에 공짜란 없는데··· 정말 걱정되다, 그래서 나는 가게도 접고 이사 간다. 이게 내 마지막 게시물이니, 고민해봐라!
유해화된 신기사··· 과연 이것이 진화일까? 아니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갈림길일까?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하자.
수첩: 제2일
우연히 히로가 늘 드나드는 연구소 지하의 한 방을 발견했다. ㄴ로랍게도 방 안에는 처음으로 유해가 된 신기사 누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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