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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7일의 도시/스토리 스크립트 형식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4: 히로 루트

[중앙청을 떠난 첫날, 꿈속의 소녀는 평상시처럼 나타났다.]

[그녀가 이곳까지 따라올 줄이야.]

 새로운 길에서 열심히 노력해봐.

 ··· 만약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

[눈앞이 캄캄해졌다. 정신을 가다듬어 보니, 히로가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고 잇는 것이 보였다.]

[지금 막 중요한 이야기를 했던 거 같은데···]

 잠을 설친 거 같은데, (지휘사). 특수한 상황인 만큼, 자네가 이해를 좀 해주게.

 어제의 일도 잇었으니, 난 네가 우리의 다음 목표를 정확히 이해했다고 생각해. 그래서 네가 나를 좀 도와줬으면 하는데.

 설마 갈등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쪽 편에 섰다는 건 어디까지나, 나를 선택했다는 거야.

 내가 뭘 하면 될까요?

 실험 진도가 너무 더디군. 그 이유 중 하나는 샘플이 부족해서야. 그래서 나는 자네가 샘플을 좀 수집해줬으면 하네.

 그건 바로 극도로 피곤에 빠진 신기사, 또는 검은 안개의 실험을 견딜 수 있는 평범한 인류지.

 어때. 할 수 있겠나?

[히로는 말을 끝내자마자, 바로 연구실로 돌아갔다.]

 음···

 그럼 이제 평상시 히로가 하는 방식을 알려드릴게요.

 대부분의 경우 구 시가지나 항구 도시의 골목에서 신체 개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요.

 아니면 빈민가 근처에서 자기를 실험 대상으로 써도 별로 개의치 않는 사람들을 찾죠. 비밀 사이트에 글을 올릴 때도 있고요.

 그런데 히로 님은 보안 유지를 아주 철저하게 해서, 실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그저 일반적인 약물 실험인 줄만 알아요.

 우리도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될 거 같아요.

 그럼 저는 먼저 구 시가지로 가볼게요. 준비 다 되면 저를 찾으러 오세요.

 잠깐, 나도 당신들과 함께 가겠다.

 음···달비라 님도 바쁘지 않나요···

 신경 쓰지 마. 나는 그저 (지휘사)의 업무 상태를 관찰하는 것뿐이니까.

[달비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곧장 입구로 나아갔다.]

 빨리 따라와.

[히로는 나에게 내일까지 적당한 지원자피로도 20이하의 신기사를 찾아달라고 했다.]

[안과 달비라는 먼저 구 시가지로 가서 나를 기다리기로 했다.]

 내가 이렇게 흔들리면 안 되는데··· 근데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걸까···


[구 시가지]

 (지휘사) 님, 왔군요. 이쪽이에요.

 이 길에 무너진 저택이 있는데, 흑문 사건으로 대부분이 부서져, 지금은 이미 빈민들의 거주지가 되었죠.

 이번에는 무슨 구실로 사람을 데려갈까요··· 평소에 하던 약물 실험? 자료는 여기 있어요.

 흥··· 그럴 필요 없어.

 에?

 그들은 이미 사실을 알고 있어.

[달비라는 옆을 가리켰다. 그곳에 한 남자가 서있었고, 그는 이미 이쪽을 오랫동안 주시하고 있었다.]

 당신들은··· 중앙청에서 왔나요?

 아아, 당신들을 알아요, 당신들이 그 중앙청의 거시기 지도자 아닌가.

 아···

 좀 전까지만 해도 잘못 본 줄 알았는데, 정말 당신이군요. 당신이 계속 우리 도시를 보호해주고 있었잖아요, 티비에서 자주 봤는데, 정말 고마워요.

 지휘사면 아주 바쁘겠는데, 오늘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요? 척박한 빈민가에 필요한 물건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흑문이 또 열려서 몬스터를 소탕하러 온 건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만 하세요, 여기 사람들이 다 도와줄 거예요.

[허름한 옷차림이지만 활력이 넘쳐 보이는 아저씨다. 비록 아주 활기차게 행동하지만 얼굴의 피곤함은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실험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들을 뽑으러 왔다. 당신은 이미 무엇을 하는지 알겠지.
 그래요. 나도 껴줘요.

 잠시만, 너무 성급한 것 같은데요···

 괜찮아요, 우리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요, 비록 약물 실험이라고 적혀있지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죠.

 하지만 보수가 높아서, 여기 있는 사람들은 서로 참가하려고 해요. 당신은 중앙청 사람인데도 몰랐어요? 아, 내가 말이 너무 많았네요.

 도대체 왜? 당신들도 위험 부담이 크다는 걸 알지 않나요.

 아···? 음···

[아저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지나가는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당신,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나요?

[아저씨는 자신의 다리와 오른손을 가리켰다.]

 우리 집은 흑문 사건 중에 몬스터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고, 아내와 아들 모두 죽었죠. 나도 다리와 손을 못쓰게 되어서, 일도 못하고 있어요.

 장애가 있는 몸을 이끌고 잔해 속에서 모아둔 돈을 파내어, 겨우 이곳에 안착한 셈이죠.

 내 유일한 소원은 아내와 아들을 위해 복수하는 겁니다.

 그런데 나는 신기사도 지휘사도 아니고, 심지어 보통 사람 측에도 못 끼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실험에 참가하면 죽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살아남아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면, 아내와 아들을 위해 복수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

 이런 식이지.

 그러니 너도 죄책감 같은 걸 느낄 필요 없어. 저런 사람들은 오히려 "이쪽"을 선택하는 게 해방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야.

 그래요. 이제 잡소리는 그만하고. 실험을 하는 거라면, 나도 껴줘요. 먼저 피 검사하는 건가, 아님 사진?

[만약 그가 실험에 참가한다면 분명히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막는다면, 히로의 실험을 진행할 수 없게 돼···]

 생명이 이렇게나 약한 것이다.

 만약 불만이 있다면, 스스로 다른 방법을 찾아서 유해를 막든지 흑문을 막든지 해라.

 굳이 내가 있지 않아도 될듯하니, 나는 먼저 가보겠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말이야. 나중에 보자고···

 흠,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네요.

 (지휘사)? 괜찮아요? 이제 적절한 신기사를 찾는 게 목표에요.

 이 길을 택한 이상, 우리 함께 열심히 해봐요. 또한 히로 님이 바라는 것이죠.

수첩: D-4

중앙청을 떠난 첫날, 히로는 내가 그를 위해 적당한 실험 대상을 찾아주길 바랐다. 나는 구 시가지에서 적합한 사람을 찾았지만 그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권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실험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남은 하나는 피로도가 낮은 신기사다. ······하지만 난 정말 히로가 말한 대로만 해야 하는 것일까? 이렇게 해야만 할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