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비라가 말한 것처럼 오늘은 뭔가 평상시와 달랐다.]
[하늘은 음침하고, 먹구름은 태양을 가렸다. 도시에 남은 흑문과 몬스터들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연구소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외부의 불안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몬스터 출몰 경보가 점점 많아지는구나. 안, 가자. 몬스터들을 처리하러.
···안?
[고개를 돌려 보니 방안은 텅텅 비어있었다.
주방과 침실도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평상시에 그녀가 있을 때는 심지어 귀찮기까지 했는데, 갑자기 사라지니 정말 어색했다.]
···안?
[그런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 로나크가 걸어들어왔다.
내가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을 알아챈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안은 잠시 너와 함께 갈 수 없으니, 오늘은 내가 너와 함께 임무를 가도록 하지.
······?
[무언가 잘못됐다.]
안은?
···그녀의 유해화 상태에 문제가 생겨서 당분간 전투에 투입하는 건 어렵게 됐어.
뭐, 뭔가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
알려줘···
좋아. 네게 진실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 거라 믿으니. 나를 따라와.
[로나크를 따라 복도 끝까지 걸어왔다.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방은 다른 곳과는 달라 보였다. 문에 붙은 "경고" 표시는 굉장히 불안하게 느껴진다.]
[문을 밀어 열었다.]
83. 유해
[연구원들에게 둘러싸인 테이블 중앙에는 누군가가 조용히 누워있었다.]
[몸에는 결정체가 가득했고, 몸을 감싸고 있던 옷은 다 뜯긴 채 사지는 고장난 것처럼 비틀어져있었다.]
이게···도대체 어찌 된···
(연구원): 로나크 선생님! 왜 (지휘사) 님을 데리고 오셨어요! 내가 이분이 알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드렸잖아요!
·········
(연구원): 아, 제,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어째서 내가 알면 안 된다는 거야! 안은 나의 신기사라구!!
(연구원): 왜, 왜냐하면 이미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이에요. 이론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유해화인데··· 이건 기존에 연구한 데이터에 아주 큰 허점이 있다는 뜻이에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지휘사) 님. 걱정하지 마세요.
안!?
[유리를 향해 달려들자 안쪽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유해화 실험은 성공했어요.
안은 어쩌면 특이한 케이스일 뿐일지도 몰라요. 어디까지나 안은 다른 사람과는 좀 다르니···
다르다니···그게 무슨 소리야···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향해 걸어가면 돼요···
안은 기다릴게요··· 미래를···그 이후의 날들을 기다릴게요···
[······
············
··················]
···그렇게 된 것이군. 로나크가 널 데리고···
만약 로나크가 나를 데려가지 않았다면 당신은 나에게 안의 유해화 상태를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었나?
나 역시도 이미 유해화 된 신기사도 미쳐 날뛰는 경지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네.
비록 안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지.
원인이라면··· 도시의 대기 중에 떠도는 환력의 농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군.
안의 일 때문에 저번에 멈춰둔 계획을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네.
환력 농도 균형화. 미안하군. 이런식으로는 설명이 길어질 테니.
내가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 주겠네.
거대한 흑문이 이 도시와 세상을 삼키면 이 세상과 이계가 하나로 합쳐진다네. 그렇게 되면 환력은 공기 중의 일반적인 물질이 되어 균형을 유지해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지.
그렇게 하면 안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 건가?
이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 물론, 달리 보면 아직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하지.
············
어때?
그 거대한 흑문··· 어디 있지?
음···시간을 보니 얼추 때가 된 것 같군. 나를 따라와라. 데려가 주도록 하지.
[구 시가지]
[도시의 제일 높은 곳, 관광 타워의 탑 꼭대기.
몇몇 사람들이 공중에서 꼭대기로 내려왔다.]
[한 사람만 서있을 수 있도록 설계된 타워 꼭대기는, 거센 바람 속에서도 꼿꼿하게 서있었다.]
음, 여기면 되겠군. 저 틈새가 보이는가.
[히로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 구름층에는 갈라진 틈이 있었다.]
08. 사상 최대의 흑문
난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그 틈새를 봐왔지. 태초부터 그것은 아마 저 곳에 "존재"해 왔겠지. 그것은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시기를 찾고 있었을 뿐이야.
도시에 흑문이 하나씩 나타나면서 그것도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했지.
[히로의 손에서 흑핵 하나가 나타났다.
마치 흑핵을 의시간 것처럼 구름층들이 맹렬하게 진동했다.]
하하하···자, 신기사에게 에너지를 제공해 주는 거처럼 "그곳"을 향해 네 힘을 뻗어 나가라.
[히로는 내 손을 잡고 하늘을 향해 뻗었다.]
[마치 무언가를 느낀 듯, 구름층 사이에서 검은 몬스터가 천천히 자신의 미소를 내보였다.]
[짙은 암흑이 도시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윽고 도시 전체를 뒤덮어 버렸다.]
이렇게 하면, 현실 세계와 이계는 성공적으로 연결된다. 환력이 두 세계를 가로지르며 완벽한 균형을 이루게 되는 순간 두 세상은 온저난 하나의 세상으로 합쳐진다!
저게 바로 이계로 가는 입구다. 비록 보기에는 그저 일반적인 흑문처럼 보이지만··· 데이터 상으로는 지금까지 가장 안정적인 흑문이지.
우리가 준비되면 이곳을 통해 이계를 드나들 수 있을 걸세.
이계··· 이계에 들어간다는 게 우리한테 무슨 의미가 있지.
당연히 있지. 그 이계에 죽은 사람을 부활할 수 있는 신기가 존재할 수도 있지.
······?!
알다시피 신기사들이 사용하는 모든 신기는 이계가 나타나면서 등장했지. 비록 우리가 알고있는 신화나 전설에서 나오긴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계의 에너지일세.
이계가 만약 신기의 보고라면 죽은 사람도 부활시킬 수 있는 신기가 한 두개쯤 존재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
그저 현실 세계에서 새로운 신기사가 탄생하는 적은 확률에 거는 것보다, 직접 그 신기의 보고로 들어가 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좋아. 그럼 이계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나 해보자.
자네가 그곳에 같이 가기를 원한다니 정말 잘 됐군.
자네도 이곳 입구의 환력의 농도를 봤겠지만 보통의 신기사들은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지. 우리는 이미 유해화된 신기사들만 데리고 들어갈 수밖에 없네.
내가 보니 네 주변에는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유해화 되지 않은 신기사말이야. 시험 삼아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떤가? 이건 그들을 위한 일일세.
'영원한 7일의 도시 > 스토리 스크립트 형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0: 누르 이야기 (0) | 2018.08.27 |
---|---|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0: 버려진 자 (0) | 2018.08.22 |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2: 버려진 자 (0) | 2018.08.22 |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3: 버려진 자 (0) | 2018.08.22 |
[영원한 7일의 도시] 메인 스토리 D-0: 신의 체스판 (missing lines) (0) | 2018.08.21 |